복산1 시공사 계약 해지 수순… 부산서 발 빼는 대기업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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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1조대 ‘재개발 대어’ 불구
분양가 입장 차 GS와 최종 담판
지방 건설경기 불황·공사비 급등
다른 현장서도 1군 업체 ‘별따기’

부산 동래구 복산1구역 재개발 구역의 2020년 전경. 김경현 기자 view@ 부산 동래구 복산1구역 재개발 구역의 2020년 전경. 김경현 기자 view@

문화재 보존 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다 조합 설립 17년 만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청신호가 켜졌던 부산 동래구 복산1구역 재개발 사업이 이번에는 시공사 계약 해지라는 암초를 만났다.

업계에서는 최근 시공사 해지 사태를 맞았던 또 다른 재건축 해운대구 우동1구역(삼호가든) 사례와 최상급지에서의 단독응찰, 유찰 사례를 들며, 대기업 건설사들이 부산 분양 시장에서 하나둘 발을 빼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방 건설경기 불황에 공사비 급등까지 더해지며 부산 상급지에서마저 던진 패를 거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8일 복산1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 등에 따르면 조합은 전날인 7일 GS건설과 맺은 시공사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2015년 시공사 선정 이후 11년 만이다.

조합 측은 조합원 공지를 통해 “약 1시간에 걸친 담판 결과 GS건설 측이 조합의 요청 사항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최종 확인했으며, 이에 따라 양측은 더 이상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그동안 많은 조합원들이 시공사 해지 및 교체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나 조합은 해지에 따른 귀책사유가 조합에 귀속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과 막대한 위약보상금 부담 등으로 인해 신중에 신중을 기해 왔다. 하지만 최종 담판을 통해, 양측 모두에 최선이 되는 방향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조합에 따르면 양측은 그동안 조합이 시공사로부터 빌린 대여금을 반환하는 선에서 법적 분쟁 없이 원만하게 시공사를 해지하기로 뜻을 모았다.

양측은 일반분양가의 적정 금액을 놓고 끝까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이 제시한 분양가에 대해 GS건설측은 미분양 리스크를 이유로 더 낮추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산1구역은 동래구 칠산동 246번지 일대를 정비하는 재개발 사업으로, ‘동래 자이 더 헤리티지’ 브랜드를 달아 지하 5층~지상 32층 74개 동 4300여 세대로 건립될 예정이었다. 사업 구역 면적만 39만 9066㎡에 이르는 동래구 최대 규모에다 사업비만 1조 원이 넘어 부산 재개발 ‘대어’로 꼽혀왔다. 하지만 문화재 훼손 논란, 학교 이전 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었고, 용적률 축소와 세대수 조정이 이뤄지며 조합 설립 17년 만인 지난해에야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조합은 이사회와 대의원회를 신속히 개최해 시공사 계약 해제 및 해지를 심의·의결하고 새로운 하이엔드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지방 최초의 ‘아크로’ 브랜드 아파트로 관심을 모았던 부산 해운대구 우동1구역(삼호가든) 재건축 조합도 시공사인 DL이앤씨와 공사비 갈등을 빚다 결국 해지 수순을 밟았다. 최근에는 1급지로 불리는 수영구 광안 5구역 재개발이 단독입찰로 두 차례 유찰됐다 수의계약으로 전환된 바 있고, 또 다른 대규모 재개발 구역에서도 1군 건설사를 구하지 못해 쩔쩔 매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동아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부산이 다른 지역에 비해 여건이 낫다고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건설경기가 나빠지며 대기업 건설사들이 경영상의 판단을 통해 부산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제는 동래구, 해운대구 등에서도 1군 건설사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전체적으로 부산 부동산 시장의 하향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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