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서 UAE 유조선 2척 피격…트럼프 “통행료 징수”
13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 동부 해안의 호르 파칸 인근 호르무즈해협을 항해하는 선박들의 모습. AFP연합뉴스
호르무즈해협을 항해하던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유조선 2척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사상자가 발생했다. 미국은 이에 맞춰 사흘째 이란을 겨냥한 야간 공습을 이어가며 군사적 압박을 강화했다.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UAE 국방부는 14일(현지시간) 국영 유조선 몸바사호와 알바히야호가 오만 영해의 호르무즈해협 남쪽 항로를 항해하던 중 이란이 발사한 순항미사일 2발에 피격됐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몸바사호에 승선한 인도인 선원 1명이 숨졌고, 인도인 6명과 우크라이나인 2명 등 모두 8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4명은 중상이며, 두 선박에서는 모두 화재가 발생했다. UAE는 정확한 피격 시점과 위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공격 주체로 이란을 직접 지목했다.
UAE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노골적인 공격은 역내 안보를 위협하고 국제법을 위반한 심각한 행위”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이어 “UAE는 영토와 국민, 거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보수 성향 라디오 프로그램 ‘휴 휴잇 쇼’에 출연해 “오늘 밤에도, 내일도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추가 공습을 예고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도 이란 현지시간 14일 오전 0시 15분부터 대통령 지시에 따라 사흘 연속 야간 공습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작전이 이란군에 대가를 치르게 하고 호르무즈해협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할 능력을 약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위반했다며 해상 봉쇄와 군사 공격을 병행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그는 MOU를 “본계약에 앞선 시험”이라고 규정한 뒤 “이란은 그 시험을 한 번도 존중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의 봉쇄 조치에 따라 “이란과 거래하는 누구도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군이 호르무즈해협을 통항하는 민간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는 대가로 선적 화물의 20%를 ‘안전 보장 통행료’ 명목으로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6일 오후 9시 대국민 연설을 예고했다. 이번 연설에서는 대이란 군사 대응과 호르무즈해협 봉쇄 정책 등 향후 미국의 대응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