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 주도 성장 없이 '3·4·5 비전' 달성 어렵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성장률 3%·수출 4강·국민소득 5만 달러
정부 전략 '지역 새 엔진' 뒷받침돼야 달성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 전략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 전략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내놓으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상향하고, 2030년까지 잠재성장률 3%, 수출 4강, 국민소득 5만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이른바 ‘3·4·5 비전’을 제시했다. 장기간 저성장에 시달린 한국 경제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기업과 일자리, 인재와 자본이 계속 몰리는 수도권과는 달리 지방은 경기 반전의 훈풍을 체감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수출 회복세의 효과가 수도권에 소재한 일부 대기업에 쏠린 결과로 성장률이 높아지는 것을 경제 대도약이라 부르기 어렵다. ‘3·4·5 비전’은 지방의 중소기업까지 성장의 기회가 고루 확산할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정부가 지방 주도 성장을 강조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하반기에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하고, 노후 청사·관사 복합 개발을 확대해 지방 건설 경기를 살리겠다고 했다. 지방우대지수를 개발해 재정·세제·공공조달에 반영하고, 지방 이전 기업과 근로자 세제 혜택도 강화한다. 국민성장펀드의 40% 이상 지방 투자와 5극 3특 권역별 성장 엔진 보조금, 투자 기업 특례를 담은 ‘메가특구 특별법’도 제정한다. 수도권과 지방의 ‘기울어진 운동장’ 구조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3·4·5 비전’ 달성도 어렵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로 지방에 새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의 속도감 있는 집행이 관건이다.

문제는 지방 주도 성장 구호가 다시 선언에 그칠 가능성이다. 역대 정부 중 ‘지방 시대’ 등을 국정 과제로 내걸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번번이 지역민에게 ‘희망 고문’으로 남았다.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에서 동남권은 우주항공과 피지컬 AI(인공지능) 육성 과제가 배정돼 있다. 또 동남권은 부산의 금융·해양·물류, 울산의 조선·에너지, 경남의 항공·방산 등으로 강점 분야가 뚜렷하다. 이 특성을 고려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공공기관을 이전하고, 권역별 성장 엔진 선정도 지역 특화형으로 이뤄져야 한다. 또 이전 기업과 근로자 세제 혜택도 비용 부담을 상쇄할 수준이어야 한다. 사업의 구체성과 실행 속도에 성패가 달려 있다.

‘3·4·5 비전’은 수도권 일극 구조를 완화하고 권역별 성장 거점을 키워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어야 한다. 정부는 공공기관 이전 계획과 함께 지방 세제 혜택·투자·지원 계획을 조속히 공개해야 한다. 메가특구 특별법과 지방우대지수 설계에서도 정부의 재량권을 줄이고 지역의 선택권과 실행력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광역지자체들은 정부 발표만 기다리지 말고, 초광역권 협력 방안을 선제적으로 내놓아야 한다. ‘3·4·5 비전’은 지방이 ‘정책의 수혜자’가 아닌 ‘성장의 주체’가 될 때만 현실이 될 수 있다. 지방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성장한다는 사실을 정부와 지방 모두 행동으로 증명해야 할 때다.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

    스마트폰 영상제
    독자추억공모전

    당신을 위한 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