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백지화 수순 거제 둔덕복합리조트 기사회생… 타이거레저가 ‘바통’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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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홀 골프장·122실 콘도 밑그림
사업자 자금난에 가다 서기 반복
브릿지론 ‘연대 보증’ 타이거레저
채권 매입 후 부지도 공매로 인수
‘블랙타이거 골프&리조트’ 새간판
연내 인허가 완료·내년 1월 착공

거제시 둔덕면 술역리에 조성될 예정이었던 ‘나폴리 거제 골프&리조트’ 투시도. 부산일보DB 거제시 둔덕면 술역리에 조성될 예정이었던 ‘나폴리 거제 골프&리조트’ 투시도. 부산일보DB

경남 거제시 서부권 관광 활성화 마중물로 기대를 모았지만, 민간사업자 자금난에 사실상 백지화 수순을 밟던 둔덕면 복합리조트 건설 사업이 기사회생했다. 초기 자금 조달 과정에 연대 보증으로 묶여 울며 겨자 먹기로 채권을 떠안게 된 또 다른 사업자가 바통을 잇기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1월 착공도 가능하다. 20년 가까이 가다 서기를 반복해 온 대형 프로젝트가 이번엔 마침표를 찍을지 주목된다.

22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거제시 둔덕면 술역지구 도시계획시설(체육시설 골프장) 새 사업자로 타이거레저(주)가 지정됐다. 사업명 ‘블랙타이거 골프&리조트 거제’로 현재 실시계획인가 보완 절차가 진행 중이다. 타이거레저는 8월 중 관련 서류를 제출해 연말까지 관련 인허가를 마무리한 뒤 내년 1월 공사를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준공 목표는 2029년 12월로 잡았다.

이 사업은 2008년 낙후된 서부권 발전 프로젝트 중 하나로 기획됐다. 애초 18홀 골프장을 추진 했지만, 사업비 조달을 못 해 잠정 중단됐다. 그러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골프 산업이 초호황기를 맞으면서 재추진 동력을 얻었고, 2022년 5월 (주)서전리젠시CC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돼 재추진에 나섰다. 총 1400억여 원을 투자해 술역리 207-4번지 일대 103만 2967㎡에 18홀 대중제 골프장과 122실 콘도미니엄을 건설하는 것으로 밑그림을 그린 서전리젠시는 이를 토대로 이듬해 4월 실시계획인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좀처럼 첫 삽을 뜨지 못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골프 인구가 급감한 데다, 금리 인상에 공사비까지 급등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까지 얼어붙은 탓이다. 절차대로라면 실시계획인가일로부터 6개월 이내 시공사를 선정하고 자금조달계획을 수립해 지자체에 착공계를 제출해야 한다. 두 차례 기한 연장에도 서전리젠시는 이를 지키지 못했다. 결국, 거제시는 지난해 2월 사업자 청문을 거쳐 실시계획인가를 취소한 데 이어 10월 사업시행자 지위마저 박탈했다. 이에 서전리젠시는 거제시를 상대로 2건의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이달 초 모두 기각됐다.

이 과정에 사업 부지인 둔덕면 술역리 207-4번지 외 219필지 103만 2967㎡는 공매를 통해 타이거레저에 넘어갔다. 타이거레저는 서울 소재 중견 토목건축 공사 업체인 두화공영 계열사다. 경기도 파주에 있는 타이거컨트리클럽을 운영 중이다. 앞서 서전리젠시가 초기 자금을 확보하려 연계 자금(브릿지론)을 일으킬 때 ‘신용 보강’을 제공했던 파트너사다. 골프장 시공권 확보를 위한 포석이었다. 서전리젠시는 이를 토대로 320억 원 규모 브릿지론을 조달했다. 그런데 본 PF가 막혀 브릿지론 상환이 지연되자 ‘채무 인수 약정’에 따라 타이거레저가 관련 채권을 매입한 뒤, 공매에 나온 사업 부지까지 통째로 사들였다.

둔덕만어업인대책위원회와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지난해 2월 거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문회를 통해 자금력이 부족한 업체를 인가 취소하고, 다른 업체가 개발 가능하도록 또 다른 특혜를 주려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어민 생존권과 청정 바다 그리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골프장 개발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부산일보DB 둔덕만어업인대책위원회와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지난해 2월 거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문회를 통해 자금력이 부족한 업체를 인가 취소하고, 다른 업체가 개발 가능하도록 또 다른 특혜를 주려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어민 생존권과 청정 바다 그리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골프장 개발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부산일보DB

사실상 서전리젠시를 대신해 사업을 잇겠다는 의도였다. 이후 타이거레저는 속도감 있는 재추진을 위해 서전리젠시와 사업권 양도양수를 위해 몇 차례 접촉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미 채무 인수와 부지 공매로 막대한 손실을 떠안은 상황에 서전리젠시 측이 과도한 프리미엄까지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업 일정도 반년 넘게 지연됐지만, 행정소송 종료로 분쟁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이제라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남은 과제는 인근 지역 어민과 환경단체의 반발 여론 극복이다. 이들은 골프장 건설에 따른 해양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며 줄곧 사업 백지화를 요구해 왔다. 거제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는 안들어왔다”면서 “내달 (실시계획인가)보완 서류가 접수되면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허가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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