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따르다 다친 돌고래…울산서 ‘거리두기’ 배운다

오상민 기자 sm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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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서 구조돼 장생포로 이송
최대 고비 먹이 적응 넘겨 회복세
허리 등 외상 완치엔 한 달 이상
급여 시간·방식 바꿔 사냥 본능 유지
치료 뒤 전문가 자문 거쳐 방류

강릉 앞바다에서 구조돼 울산으로 이송된 남방큰돌고래 ‘안목이’ 모습. 장생포고래생태체험관에서 상처 치료와 함께 야생성 회복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해양수산부 제공 강릉 앞바다에서 구조돼 울산으로 이송된 남방큰돌고래 ‘안목이’ 모습. 장생포고래생태체험관에서 상처 치료와 함께 야생성 회복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해양수산부 제공

사람과 선박을 지나치게 따라다니다 크게 다쳐 구조된 남방큰돌고래 ‘안목이’가 울산에서 ‘사람과 거리 두기’ 훈련에 들어갔다. 최대 고비로 꼽혔던 먹이 적응을 넘긴 만큼, 이제 상처 치료와 야생성 회복이 남은 과제다.

22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장생포고래생태체험관으로 옮겨진 안목이는 일반 관람객과 분리된 비공개 치료수조(백사이드)에서 일주일째 치료를 받고 있다. 안목이는 체중 140kg 안팎의 수컷으로 2~5살로 추정된다.

가장 우려됐던 먹이 적응은 순조롭다. 안목이는 하루 7kg가량의 활어와 해동 생선, 오징어를 먹으며 회복하고 있다. 구조 직후부터 먹이를 받아먹은 것은 몸 상태가 안정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다.

당분간은 감염 예방을 위한 집중 치료가 이어진다. 구조 당시 확인된 허리 부위 약 20cm 외상 외에도 몸 곳곳에서 베인 상처가 발견됐다. 약은 활어에 넣을 수 없어 해동 생선에 넣어 먹이며, 외상 치료에는 최소 한 달 이상 걸릴 전망이다. 혈액 샘플은 외부 전문기관에 보내 정밀 분석 중이다.

안목이는 지난해부터 강릉 안목항 일대를 홀로 떠돌며 사람과 선박을 스스럼없이 따랐다. 잠수부 곁을 맴돌고 사람 손길을 피하지 않는 모습이 SNS를 통해 알려지며 지역명을 딴 ‘안목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하지만 친화력이 결국 독이 돼 선박 스크루에 몸을 비비다 크게 다쳤고, 해수부는 방치 시 폐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지난 15일 국내 처음으로 야생 돌고래를 직접 포획해 구조했다.

해수부는 안목이를 무리에서 떨어져 사람에게 친밀함을 보이는 ‘인간 친화적 사회성 돌고래(Solitary Sociable Dolphin)’로 판단하고 있다. 이런 돌고래는 선박 충돌이나 프로펠러 사고, 사람이 주는 먹이에 의존하는 행동으로 이어지기 쉬워 세계적으로도 폐사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재활의 핵심은 단순한 상처 치료를 넘어선 야생성 회복이다.

사육사들은 안목이와 정서적 유대가 생기지 않도록 접촉을 최소화한다. 수조 문이 열리는 소리를 먹이 시간으로 학습하지 못하도록 수시로 문을 여닫고, 먹이를 주는 시간과 방식도 계속 바꿔 사냥 본능을 유지시키고 있다. 활어와 해동 생선을 번갈아 주거나, 먹이를 수면에 띄우고 바닥에 가라앉히는 등 자연 상태의 포식 환경에 가깝게 만드는 것이다.

안목이를 강릉이 아닌 울산으로 옮긴 것도 이런 전문 치료를 위해서다. 장생포고래생태체험관은 돌고래를 장기간 격리·치료할 수 있는 전용 수조와 수의사·사육사 등 전문 인력을 갖췄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등 관계기관도 외상 치료와 건강 확인, 야생성 회복을 지원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치료가 끝나는 대로 건강 상태와 행동 변화, 야생 적응 능력을 종합 평가한 뒤 국제포경위원회(IWC)와 국내외 전문가 자문을 거쳐 방류 장소와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사회성 동물인 남방큰돌고래가 강릉 앞바다에서 홀로 생활해 온 점을 고려해 방류 지점은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오상민 기자 sm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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