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세제 개편안 후폭풍] 지방 현실은 외면 당했다… 서울 위주 정책에 지역민 '부글부글'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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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다주택자 부담 폭증 불가피
정부도 ‘서울 위주 개편’ 시인
서민 주거불안 심화 가능성 지적
부산서 ‘양극화’ 토론회 잇따라

지난달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권을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권을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서울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 한강벨트’의 시가 30억 아파트를 비롯한 서울 똘똘한 한 채의 실질 보유세는 줄인 반면, 그보다 주택가액이 훨씬 낮은 지방 다주택자들에게 ‘세금 폭탄’(부산일보 8월 4일 자 1면 등 보도)을 예고해 지역의 반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대통령 주최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는 예고편에 불과했고, 본편인 이번 세제 개편에서도 정부가 지역 주택시장 사정을 고려하거나 지역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흔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부산에서는 부산 부동산과 주거 안정에 관한 부산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토론회와 세미나가 잇따라 마련된다.

동의대는 오는 26일 부산 부산진구 동의대에서 ‘주거 안정을 위한 부산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부동산 초양극화와 주거 안정에 관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지역 주택시장 최일선에 있는 공인중개사 등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다.

토론회를 마련한 동의대 정쾌호 부동산투자학과 교수는 “부산을 비롯한 광역시에서는 상당수 중견 건설사들이 부도 직전에 이르는 등 상황이 매우 심각한데 광역시는 지방 세제 혜택에서 제외됐다”면서 “서울과 비교해 지방 다주택자의 종부세가 어떻게 되는지 시뮬레이션 한번 돌려보지 않은 것 같고, 지방 과세를 위해 응당 거쳐야 할 과정인 지역 전문가 자문도 거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열린 2026년 세법개정안 상세브리핑 당시 한 기자가 시가 30억 원 주택까지 보유세가 완화되는 것과 관련해 지방과의 과세 형평성 문제에 대해 묻자, 정부 관계자는 “지방에는 사실상 이렇게 종부세를 많이 내는 분이 많이는 없다”며 지방 납부자를 크게 고려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에서 주택분 종합부동산세를 낸 사람 중 1세대 1주택자는 2005명에 불과했고, 다주택자는 1만 2205명에 이르러 6배가량 많았다. 지방에서 종부세를 내는 이들 대부분이 다주택자로, 이들이 이번 세제 개편의 직격탄을 맞게 된다는 얘기다.

동아대 부동산대학원도 오는 13일 오후 7시 부산 서구 동아대 부민캠퍼스에서 ‘서울 vs 부산! 부동산시장의 초양극화, 기회인가? 위기인가?’를 주제로 부산 시민 대상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동아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이 토크쇼 진행을 맡고, ‘빠숑’이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스마트튜브 김학렬 소장과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가 토크쇼에 참석한다.

강 원장은 “정부가 서울의 초고가 주택, 비거주 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에만 중점을 두면서 지방 납세자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지방 맞춤형으로 세금을 낮추거나 구간을 더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세제 개편으로 광역시 등 지방 다주택자들을 옥죄어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대거 내놓게 되면 거래도 되지 않고, 전월세도 내놓지 않아 서민 주거 불안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산대 서정렬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방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증세에 우려를 표하는 건 이들 납세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지역 주택시장, 건설경기가 더 악화되며 지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면서 “지역에서는 집값이 떨어질 거 같으니 내놔도 팔리지도 않고, 매매로 내놓아야 하니 임대로도 내놓지 않아 전월세난이 더 심각해지는 구조적 악순환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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