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 증조부 논란에 "자랑처럼 꺼낸 행동 반성"…자필 사과문
배우 하영이 5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새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제작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하영(본명 안하영)이 온라인에서 제기된 증조부의 친일 행적 의혹과 관련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심려를 끼쳐드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12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하영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의 증조부와 관련된 일들로 큰 실망과 상처를 안겨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하영은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증조할아버지는 양의학을 일본에서 배워오시고 한국에서 개원하신 첫 의사셨다고 들었다"며 "할아버지, 아빠, 언니도 의사"라고 4대째 의사 집안인 사실을 공개했다. 하영은 따로 증조부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방송 후 증조부가 일제강점기에 의사로 활동한 안상호로 알려지면서 그의 행적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제기됐다.
하영은 이날 게재한 자필 사과문에서 "최근 증조부 안상호의 과거 행적을 접하며 가족의 역사를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보게 되었다. 그동안 저는 가족을 통해 전해들은 이야기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다"면서 "부끄럽게도 그런 무지한 상태로 여러 자리에서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라는 뼈아픈 시간을 지낸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것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영은 논란이 불거진 뒤 소속사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지 하루만에 "신중한 검증이 필요했다"며 이를 번복한 일에 대해서도 재차 사과했다. 그는 "아울러 처음 논란이 제기됐을 당시, 저 역시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지 못한 과정에서 소속사를 통해 사실무근 이라는 입장이 나가게 되었다"면서 "충분한 확인 없이 잘못된 입장이 전달되도록 한 점 또한 저의 부족함이라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더 큰 혼란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 "사안이 너무나 무겁고 죄송스러워 어떻게 사죄의 뜻을 전해야 할지 고민하다 입장 표명이 늦어진 점에 대해서도 거듭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배우 하영 인스타그램 화면 갈무리
아울러 하영은 "제가 미처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 역사를 외면하거나 가볍게 여길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광복절을 앞둔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물의를 일으켜 더욱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마음 깊이 새기겠다. 가족의 역사와 그 시대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앞으로 역사를 대하는 데에 있어 더욱 신중한 태도를 갖도록 하겠다. 또한 우리의 역사를 깊이 있게 공부해 나가며 독립유공자분들과 우리나라의 광복과 안녕에 힘써 주신 모든 분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섬기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운영하는 한국역대인물 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안상호(1872~1927)는 1902년 일본 동경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해 한국인으로는 처음 일본의사자격증을 취득했다. 한국의사학회지 제24권 2호에는 안상호가 전의 촉탁(외부 주치의)으로 고종의 건강을, 조선왕조실록에는 촉탁의(외부 의료진)로 순종의 건강을 돌봤다는 기록이 있다. 안상호가 활동한 대정친목회는 경성의 경제인, 관료, 언론인, 교육자, 법조인, 의료인 등으로 구성된 단체로 1916년 창립했다. 다만 안상호는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펴낸 친일인명사전에는 이름이 등재돼 있지 않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