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동행노조, 퇴근길 볼모로 ‘뒷북집회’…도 넘은 이기주의에 시민들 분통
임협 타결됐는데 명분 없는 집회
금요일 퇴근길 교통 마비 유발
불법 우회 파업
“도 넘은 이기주의” 비판도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동행노조가 금요일 오후 유동 인구가 몰리는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 가두행진과 집회를 강행하며 시민 불편이 극대화됐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집회가 이미 임금협상이 타결된 가운데 나온 이른바 '뒷북집회'라는 점에서 “도 넘은 이기주의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DX 부문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엄중한 경영 위기 상황에 시민을 볼모로 집회라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동행노조는 이날 오후 5시 30분 본 행사에 앞서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강남역에서 서초사옥 구간에 걸쳐 차로를 점거한 채 가두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행진 여파로 서울 강남대로 일대 주요 1~2개 차로가 전면 통제되면서 주말을 앞두고 조기 퇴근길에 나선 차량들이 뒤엉켜 극심한 정체를 겪고 있다. 특히 상습 정체 구간인 삼성전자 서초사옥 주변 도로는 교차로마다 꼬리물기 차량으로 가득 차며 사실상 교통이 마비된 상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던 시민들의 피해가 특히 컸다. 수도권 주요 도시로 연결되는 버스 노선들이 줄줄이 연쇄 지연되면서 정류장마다 승객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며 발을 동동 굴렀다. 현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한 회사원은 "삼성전자 노사 문제가 끝난 걸로 알고 있는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특히 정체가 심한 금요일 오후 강남에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시민 피해만 키우는 거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업계와 법조계에서는 이미 이번 집회가 합법적인 파업 요건(쟁의권)을 전혀 갖추지 못한 변칙적인 불법 행위이자 시기적으로도 정당성이 결여된 '뒷북 투쟁'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노조법상 적법한 쟁의행위를 하려면 노사 간 교섭 결렬 선언,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 조합원 찬반투표 등의 필수 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동행노조는 이 같은 법정 절차를 생략한 채, 회사 제도인 'D-day'와 연차를 집단적으로 동시 사용하여 근무 시간 중 우회 파업을 벌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이미 임금협상이 타결되어 합의가 이루어진 시점에서 벌이는 뒤늦은 무단 집단행동은 노사 간 '평화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향후 법적 책임 소지도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무리한 집회 강행은 결국 조합원 개개인들에게 사법 처리라는 실질적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동행노조는 조합원 1인당 삼성전자 자사주 1000주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DX 부문의 실적 상황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떨어지는 요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DX 부문이 2분기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 1인당 약 3억 원의 가까운 자사주를 요구하는 것이 비현실적이고 과도하다는 점에서 여론의 시선이 특히 차갑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임직원이 적자의 고통을 분담하고 위기 극복에 집중해야 할 엄중한 시기에 합의마저 뒤집으며 도심 교통을 마비시키는 방식의 뒷북 집회는 사회적 공감대를 전혀 얻을 수 없다"며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민폐를 끼치는 이기적인 행보는 결국 노조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악수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