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철도 추가역 신설 검토, 경제성에 줄줄이 ‘빨간불’
동해선 기장·일광 중간 역 신설
세 후보지 모두 ‘B/C 0.4 미만’
재정 부담 등으로 사실상 무산
2호선 화명·수정 추가역도 난항
동해선 광역철도 기장역과 일광역 사이 철로 모습. 기장군청에 따르면 ‘동해선 추가역 신설 기초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결과 추가역 신설은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찬 기자 chan@
동해선 광역철도 기장~일광역 사이 추가 역 신설 계획(부산일보 2025년 7월 30일 자 8면 보도)이 경제성 부족으로 사실상 무산됐다. 앞서 부산도시철도 2호선 화명~수정역 중간역 건설도 같은 이유로 제동이 걸렸다. 기존 철도 노선에 역을 끼워 넣으려는 부산 지자체들의 계획에 줄줄이 빨간불이 켜졌다.
23일 부산 기장군청에 따르면 ‘동해선 추가역 신설 기초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이 지난 3일 완료됐다. 이 용역은 동해선 광역철도 기장역과 일광역 사이에 추가 정차역을 신설하는 사업의 사업성을 조사하기 위해 이뤄졌다.
용역은 추가역 신설의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결론지었다. 약 3.1㎞ 떨어진 두 역 사이에 새로 역이 들어설 후보 지점 세 곳을 놓고 따진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은 모두 0.4 미만으로 나타났다. 일광역에 가까운 3안이 0.38로 가장 높았고, 기장역 쪽 1안이 0.29, 두 역 중간 지점인 2안이 0.2로 가장 낮았다. 통상 B/C는 1을 넘어야 사업성이 있다고 본다. 부산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도 B/C 0.7 이상을 대상 노선 반영 기준으로 삼는다.
용역에서는 막대한 재정 부담도 예상됐다. 건설비는 역 위치에 따라 400억~900억 원, 운영비는 연간 16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 비용은 전액 기장군이 떠안아야 한다.
철도 이용객 증가도 불투명했다. 용역은 중간에 역이 추가로 들어서면 기존 기장과 일광역 이용객들이 분산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예측했다. 사업비 부담을 상쇄하려면 역 신설에 따라 철도 이용 수요 자체가 늘어야 한다.
기장군청 교통행정과 이진호 주무관은 “현재로서는 경제성이 낮아 사업 추진이 어렵다”며 “역 신설을 요구하는 주민 민원이 계속 접수돼 군청도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추가역 신설 요구는 2020년 일광신도시 입주와 함께 커졌다. 동해선 부전~일광역 구간 개통 당시 신도시는 조성 전이었다. 이후 인구가 늘면서 버스로 일광역까지 나가야 하는 불편이 이어졌고, 2015년 폐지된 교리역 설치 계획을 되살리라는 민원이 반복됐다.
이에 군청은 지난해 1억 9000만 원을 들여 용역에 착수했고, 결과를 근거로 국토교통부, 한국철도공사와 협의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반대 결론을 받아들었다.
다만 군청은 재검토 여지는 열어뒀다. 향후 기장선 건설 등 일대 교통 여건이 달라지면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기장선은 부산도시철도 4호선 안평역에서 기장읍을 거쳐 일광신도시를 잇는 노선이다. 기장선은 지난 6월 국토교통부가 승인·고시한 제2차 부산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대상 노선으로 포함됐다. 다만 아직 예비 타당성 조사에 착수하지 못해 실제 추진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부산의 다른 지자체가 추진하는 철도역 신설도 난항을 겪고 있다. 북구청이 부산도시철도 2호선 화명과 수정역 중간에 새로 역을 지으려던 계획도 비슷한 사정이다. 구청은 지난해 10월 약 2억 원을 들여 관련 용역에 착수했다. 지난달 종료된 용역에서 B/C 값은 0.2대, 사업비는 최소 1000억 원 소요로 전망됐다.
구청은 당초 용역 결과를 토대로 부산시에 역사 신설을 공식 요청하고, 시의 지원을 받는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낮은 경제성 탓에 시 차원의 지원에 필요한 명분이 떨어지고, 구 자체 예산만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