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비안 베이' 여성 탈의실 불법촬영 20대 남성 구속
A 씨가 용인동부경찰서를 나서는 모습. 연합뉴스
유명 워터파크인 '캐리비안 베이' 내 여자 탈의실에 중성적인 외형으로 위장하고 들어가 여성들이 옷 갈아 입는 모습을 불법 촬영을 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24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수원지법 최유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및 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 혐의를 받는 A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을 밝혔다. 무직인 A 씨는 지난달 중순과 30일 등 두 차례에 걸쳐 용인시 에버랜드 캐리비안 베이 여자 탈의실에 몰래 들어가 이용객들이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4시 40분께 얼굴을 가린 채 캐리비안 베이 여자 탈의실 안을 배회하다가 이용객들의 의심을 샀다. 당시 한 이용객의 요구에 A 씨가 선글라스를 위로 올리자 주변에서 "남자다"라는 외침이 나왔고, 이후 워터파크 직원이 다가가 신분증을 요구하자 A 씨는 직원을 뿌리치고 밖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캐리비안 베이 측의 신고를 접수한 뒤 주변 CCTV 영상 등을 통해 A 씨의 도주 동선을 역추적했다. 이후 신원과 주거지를 특정한 뒤 도주 20여 일 만인 지난 21일 오후 4시 40분께 서울 소재 자택에서 그를 검거하고 이튿날인 2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연합뉴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범행 당시 숏컷 형태의 가발을 쓰고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성별을 명확히 알아보기 어려운 중성적인 외형으로 꾸민 뒤 여자 탈의실에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오후 시간대 워터파크에 입장해 4∼5시간가량 머물며 휴대전화와 소형 촬영 장비를 동원해 범행을 저질렀다. 다만, 탈의실에 머무른 구체적인 시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호기심에 혼자 보려고 그랬다"며 "영상을 외부로 유포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경찰에 특정된 피해자는 2명으로, 이들은 지난달 30일 탈의실에서 A 씨가 범행하는 모습을 목격한 이용객이다.
경찰은 A 씨가 범행에 사용한 휴대전화와 소형 촬영 장비, 불법 촬영 영상을 옮겨 둔 저장 매체 등을 포렌식하고 있으며 이 결과에 따라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경찰은 저장 매체 내에서 A 씨의 불법 촬영 영상 일부를 확인한 상태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지난달 두 차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정확한 범행 날짜와 피해 인원은 포렌식 결과가 나와야 특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A 씨는 앞서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으로 용인동부경찰서에서 나와 호송차에 올랐다. 그는 "불법촬영 혐의 인정하나", "여자 탈의실에는 왜 들어갔나", "범행은 언제부터 계획했나"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