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남 총장 사퇴] '더 버티다간 검찰 큰 타격'
■ 배경과 전망
김각영(가운데) 대검차장이 13일 밤 신승남 검찰총장의 거취문제에 대한 심야대책회의를 마친뒤 검찰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신승남 검찰총장이 14일 전격 사퇴한 것은 동생 승환씨가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돼 13일 구속된 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특히 차정일 특별검사팀에 의해 승환씨가 구속됨으로써 당초 수사를 담당했던 대검 중앙수사부가 소극적으로 수사하거나 아예 봐주기 수사를 한게 아니냐는 책임론까지 떠안게 되면서 신 총장이 상황의 심각성을 재고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특검이 여차하면 동생 신씨와 접촉한 검찰간부까지 소환하겠다는 상황에서 자신이 자리에만 집착할 경우 검찰 조직이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 같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동생의 일은 나와 무관하다'며 총장직을 떠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해 온 신 총장은 13일 승환씨가 특검에 의해 구속되면서 검찰 내부에서조차 사퇴 불가피론이 나오자 하루종일 숙고를 거듭한 끝에 밤늦게 사퇴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여권 핵심부의 분위기가 달라진 것도 사퇴를 재촉한 요인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당초 '동생의 잘못으로 검찰총장이 물러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에서 '본인이 결정할 사안'이라는 쪽으로 입장이 돌아섰다. 민주당 한광옥 대표도 13일 '대단히 고민 중인 사안'이라며 신 총장의 사퇴문제를 표면화했다.
어떻든 청와대는 김대중 대통령의 14일 오전 내외신 연두 기자회견 전에 신 총장이 사의를 밝힘에 따라 무엇보다 큰 짐을 덜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한편으론 신 총장 자신의 명백한 책임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2년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이 도중하차한데 대해선 또 다른 부담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한 관계자는 '명백한 귀책사유가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검찰총장이 야당 공세와 여론에 밀려 물러나면 앞으로 검찰 위상은 어떻게 될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특히 임기를 1년 남짓 남겨두고 김 대통령의 국정장악력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 등을 의식한 야당의 '정부 흔들기'가 계속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총장이 실추된 검찰 명예를 회복하고 양대선거에서 공정한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제고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대진기자 djkim@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