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소멸 '카운트다운] 1. 학령인구 감소 가속화
현재 학령인구 감소는 예고편일 뿐… 10년 뒤가 안 보인다
인구가 절정에 달했던 1980년대 부산의 한 국민학교 입학식 장면. 오전·오후반으로 나누는 것도 모자라 3부제 수업을 하는 학교가 등장할 정도로 입학생을 감당하지 못했다. 부산일보 DB
부산의 학령인구가 급속하게 줄면서 학교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지역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하던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지역 사회가 활기를 잃고, 다시 인구가 주는 악순환마저 우려되고 있다. 효율적인 교육을 위해 적정 규모 학교를 육성하면서 지역 사회 공동화를 막을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2030년 부산 학령인구 크게 줄어
초등 14%·고교 9.5%나 하락
학교 폐쇄 → 지역 사회 위축
활력 잃어 지역 공동화 우려
“골든 타임 놓치지 말고 해법을”
■예고편 불과한 학령인구 감소
2010년부터 2019년 3월까지 10년간 초등학생 수는 26%, 중학생 수는 43%, 고등학생 수는 40%나 감소했다. 그 결과 2010년 부산 강서구의 녹산분교, 남구 성지중학교를 시작으로 매년 1~2개의 초·중학교가 사라졌다. 2018년부터 폐교 추세가 더욱 가팔라져 동구 좌천초등학교, 강서구 대저중앙초등학교, 금정구 회동초등학교, 알로이시오고 등 4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 올해도 사하구 감정초등학교, 강서구 덕도초등학교, 북구 삼락중학교, 영도구 동삼중학교 등 4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
통폐합 학교 수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교육부는 2015년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재정의 효율적인 집행과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적정규모 학교 권고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도시 지역의 경우 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240명 이하, 중·고등학교는 300명 이하일 경우 통폐합 권고 대상이다.
2019년 3월 현재 부산의 전체 초등학교 304개 중 교육부의 적정학교 권고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초등학교는 78개교에 달한다. 중학교의 경우 전체 172개 학교 중 47개교가 적정 규모 학교 기준에 미달한다. 부산의 초·중학교 4개 중 1개꼴로 장기적인 통폐합 권고 대상인 셈이다.
특히, 전교생이 10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등학교가 30개교, 중학교의 경우 7개에 달해 당장 폐교나 통폐합 압력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고등학교는 전체 143개교 중 9개 학교가 전교생 300명 이하이나 내년 폐교 예정인 지구촌고등학교(전교생 21명)를 제외하면 대부분 과학고나 특성화학교다.
더 큰 문제는 학령인구 감소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산시교육청이 2017년 발표한 ‘적정규모학교 육성을 통한 교육균형발전 방안 연구 보고서’(이하 적정규모 학교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부산의 학령인구는 초등학생 13만 5486명, 중학생 7만 628명, 고등학생 7만 4582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학생 수보다 10년 새 다시 초등생 14%, 중학생 3.5%, 고등학생은 9.2% 줄어든다.
■학교 소멸 → 지역 공동화 ‘악순환’
지난해 2월 부산 동구 좌천동 좌천초등학교가 46회 졸업식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2000년 13만 명에 육박하던 동구의 인구가 2018년 8만 8000여 명으로 감소하면서 발생한 현상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원도심 인구 감소 추이보다 학령인구 감소 추이가 훨씬 더 급격하다. 2000년부터 2017년까지 동구의 인구가 30%가량 줄 때 학령인구는 2만 1000여 명에서 6500여 명으로 70%가량 급감했다.
학령인구의 감소는 학교 폐쇄로 이어지고, 폐교는 다시 지역 사회 위축으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실제, 좌천초등학교 폐교로 1만 명에 달하는 졸업생들은 정서적인 구심점을 잃고 동구에 대학 애정이 식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형욱 동구청장은 “지난해 가을 마지막으로 열린 좌천초등 동문 체육대회는 학교 폐교 여파로 눈에 띄게 활기가 줄었다”면서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하던 학교가 없어지고 지역의 활기가 사라지면 학령기 자녀를 가진 젊은 층 유출이 심해져 인구 감소로 이어질까 염려스럽다”고 밝혔다.
학령인구 감소는 원도심에서 눈에 띄게 심각하게 나타난다. ‘적정규모학교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부산 기초자치단체별 학령인구 추이를 보면 중구가 80.7%(1만 382명→2003명), 동구 79.3%(2만 1411명→4423명), 영도구 76.6%(2만 7355명→6024명), 부산진구 69.4%(7만 7719명→2만 3804명) 줄어드는 것으로 예측됐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인구 급감에 따른 부산의 학교 소멸은 이미 시작됐다”면서 “골든 타임을 놓치기 전에 시와 교육청 지역 사회가 머리를 맞대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상국·박진국 기자 edu@busan.com
권상국 기자 edu@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