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광해변에서…옛 일광교회에서… 펼쳐질 예술의 바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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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바다미술제 10월 14일 개막
20개국 43명 참여 작가 명단 공개
이천리 할매·할배신당 창고도 활용
다양한 퍼블릭 프로그램도 준비 중
“해양과 인간의 관계, 예술로 고민”

펠릭스 블룸 'Rumors from the sea'(2018). 부산비엔날레조직위 제공 펠릭스 블룸 'Rumors from the sea'(2018). 부산비엔날레조직위 제공

바다를 둘러싼 예술적 상상, 예술로 찾아보는 대안적 미래. 올가을 부산 기장군 일광 해변에서 펼쳐질 바다미술제 출품 작가와 전시 장소가 공개됐다.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를 주제로 열리는 2023 바다미술제에는 20개국 31개 팀 43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또 일광해수욕장 백사장과 옛 일광교회, 신당 창고 등에서 전시가 진행된다. 일광 지역에서 바다미술제가 열리는 것은 2021년에 이어 두 번째이다.

바다미술제는 바다와 함께 성장한 도시 부산의 해양미술축제로, 부산비엔날레와 격년으로 개최된다. 2023 바다미술제 전시감독은 그리스 출신 이리니 파파디미트리우가 맡았다. 지난달 30일 열린 기자 설명회에서 파파디미트리우 감독은 “2023 바다미술제는 우리가 거대한 물의 한 부분임을 일깨워 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전시를 통해)협력과 집단적 비전, 시너지의 공간을 만들어 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손몽주 '영도스윙'(2019). 손 작가는 이 작품을 발전시킨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 제공 손몽주 '영도스윙'(2019). 손 작가는 이 작품을 발전시킨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 제공

올해 바다미술제에서 고무밴드 시리즈로 유명한 손몽주 작가는 바다에 떠다니는 나무 조각이나 어망, 어구 등을 이용해 ‘스윙(그네) 파빌리온’ 연작을 선보인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손 작가는 2019년 선보였던 ‘영도 스윙’을 발전시킨 ‘일광 스윙(가칭)’으로 관람객을 만날 예정이다.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양자주 작가는 흙과 부산의 해초를 이용해서 집을 탐구하고, 공간과 우리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애니메이션 작가 장승욱은 2021 디지콘6 아시아 어워드 한국 단편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금상을 수상한 ‘바다 위의 별’을 소개한다.

무한나드 쇼노 'I see you brightest in the dark'(2022). ©️ Eliot Blondet. 무한나드 쇼노 'I see you brightest in the dark'(2022). ©️ Eliot Blondet.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 사우디아라비아관 대표 작가였던 무한나드 쇼노는 장소특정적 설치 작업을 한다. 여정과 정처 없는 꿈이라는 주제로 바다 방향으로 관객을 안내하는 작품이다. 샤일레쉬 비알은 인도 신화에 기초해 바다를 휘저어 흙탕물을 일으키는 기계 장치를 선보인다. 시마 누스라트는 한국에서 대량 생산되는 지붕 타일 설치 작품 일부를 물에 잠기게 해서 임박한 해수면 상승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사운드 아티스트인 펠릭스 블룸은 일광 바다에 부유식 설치 작품을 만들어서 파도가 연주하는 대나무 피리 오케스트라를 들려줄 예정이다.

2023 바다미술제는 일광 해변 야외 공간과 3개의 실내 공간에서 열린다. 실내 공간 중 옛 일광교회는 1951년 감리교 기도처로 시작해 7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한국전쟁 때는 부상자 치료소, 1971년까지는 중학교, 2018년까지 일광교회로 활용됐던 공간이다. 현재 비어있는 건물이 전시장으로 변신한다. 일광읍 이천리 마을 할매신당과 할배신당 옆 창고도 전시장으로 활용된다. 당산제를 위한 제수용품을 보관하는 창고 공간에서는 해안가 마을과 공동체의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일광해수욕장 뒷골목 초입에는 2023 바다미술제 실험실이 들어선다. 건물 세 채의 1층 공간을 활용해 관람객과 지역 주민을 위한 워크숍, 체험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이곳에서는 바다를 주제로 한 여섯 편의 단편 영상도 상영한다.

양자주 'Dots_Motgol66'(2015). 부산비엔날레조직위 제공 양자주 'Dots_Motgol66'(2015). 부산비엔날레조직위 제공

(사)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김성연 집행위원장은 “일광 지역 곳곳에서 작품을 감상하며 환경과 예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더 풍성한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2023 바다미술제는 오는 10월 14일부터 11월 19일까지 열린다.


◆2023 바다미술제 참여 작가 명단

한국(외국 작가와 공동 작업 포함) - 김덕희, 손몽주, 스튜디오1750, 실험실C, 양자주, 왕덕경, 윤필남, 장승욱, 조은필, 율리아 로만&김가영(독일), 정은혜&이준(캐나다)

외국 - 게리 젝시 장, 레베카 모스, 엠마 크리츨리(영국), 레나타 파도반(브라질), 로베르티나 세브야닉(슬로베니아), 메릴린 페어스카이(호주), 무한나드 쇼노(사우디아라비아), 샤일레쉬 비알(인도), 수퍼플렉스(덴마크), 시마 누스라트(파키스탄), 아리 바유아지(인도네시아), 아틀리에 엔엘(네덜란드), 야스아키 오니시(일본), 제이콥 허위츠-굿맨&다니엘 켈러(미국), 펠릭스 블룸(프랑스), 하이퍼콤프(그리스), 리퀴드 타임-제이콥 볼튼&미리암 마티센(영국&스웨덴), 제이알 카펜터&토모 키하라(영국/캐나다&일본), 카시아 몰가(폴란드/영국), 칼립소36도21(모로코&프랑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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