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 수놓은 형형색색 불꽃… 부산 불꽃축제, 따뜻한 날씨 속에 마무리
부산 광안리 밤바다를 형형색색의 화려한 불꽃이 수놓았다.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불꽃을 바라보던 시민들은 반짝이는 불꽃이 밤하늘을 밝힐 때마다 탄성을 질렀다. 비교적 포근한 날씨 속에서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4일 오후 ‘제18회 부산 불꽃축제’가 광안리 해수욕장 일대에서 개최됐다. 바닷가 앞에 마련된 유료 좌석 1만 석은 취약계층에 우선 배부하는 2000석을 제외하곤 전석 매진됐다. 총 77만 2000명의 시민이 불꽃축제를 관람하는 등 지난해보다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이날은 당초 비 예보가 있었으나 오후 4시께 추적추적 내리던 비가 그치고 하늘도 맑게 갰다.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시민들도 우비를 벗으며 안도감을 드러냈다. 가족들과 함께 광안리 해수욕장을 찾은 김수연(59) 씨는 “지난해 12월에도 불꽃축제를 관람했는데 오늘은 날씨가 포근해서 그때보다 제대로 불꽃축제를 즐겼다”고 밝혔다.
오후 6시부터 진행된 사전 행사인 ‘불꽃 토크쇼’에서는 시민들의 사연이 광안리 해수욕장을 채웠다. 청각장애 아이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공연을 앞둔 선생님의 사연과 출산을 앞둔 쌍둥이 엄마의 사연이 시민들에게 감동을 줬다. 사연자들의 신청곡에 맞춰 작은 불꽃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과 부산 불꽃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 세러머니도 펼쳐졌다.
하이라이트인 ‘부산 멀티불꽃쇼’는 오후 8시께 시작됐다. 1시간가량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나이아가라, 컬러 이과수 등 시그니처 불꽃과 국내 유일의 지름 400m짜리 초대형 불꽃 등이 펼쳐졌다. ‘드림, 꿈이 이루어지는 무대’를 주제로 1부 ‘모두의 꿈이 모이다’와 2부 ‘꿈이 이루어지다’를 주제로 화려하게 연출됐다.
시는 올해는 해외 초청 불꽃과 부산 멀티미디어 불꽃으로 구성하던 과거 형태에서 벗어나 불꽃 쇼 전체를 하나의 스토리로 더욱 몰입감 있게 전개했다. 또 화약 품질 개선으로 더욱 선명한 색감과 웅장한 규모감을 가진 불꽃을 볼 수 있었다. 축제가 끝난 것을 알리고 내년을 기약하는 ‘커튼콜 불꽃’과 함께 불꽃축제는 막을 내렸다.
불꽃축제를 관람한 시민들은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펼쳐진 장관에 감탄했다. 일본인 친구와 함께 경남 진해에서 광안리 해수욕장을 찾은 김유나(27) 씨는 “일본 친구에게 한국의 멋진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하다 부산 불꽃축제를 찾았다”며 “진해에서 진행되는 불꽃축제는 10~20분가량으로 짧은데 부산 불꽃축제에선 긴 시간 동안 장관을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휠체어를 타고 불꽃축제를 관람한 김수연(59) 씨는 “오랜만에 불꽃축제를 방문했는데 여전히 멋진 장관이 인상적이었다”면서도 “유료 좌석을 제외하곤 휠체어를 타고 축제를 관람할 마땅한 장소가 없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전관리를 위한 노력도 눈에 띄었다. 경찰 소방 공무원 등 안전 관리 요원 6300여 명이 투입됐으며 부산 최초로 ‘현장 인파 관리시스템’이 시범 운영되기도 했다. 이 시스템은 이동통신사 기지국의 휴대전화 접속 정보를 활용해 실시간 인파 밀집도를 색깔별로 구분해 지도로 나타낸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직접 부산을 찾아 부산 불꽃축제 안전대책을 살폈다. 부산교통공사는 이날 도시철도 1~4호선 열차 운행을 240회 증편하고 막차 시간을 25분 연장하기도 했다.
한편 소방은 4일 오후 9시 기준 39건의 구급활동을 진행했다. 관람객이 발작·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병원에 이송된 일이 5건 있었으며, 어지럼증·복통·찰과상을 호소하는 시민 신고 34건을 현장 처치했다. 광안대로 하판에서 1건의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