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소각장 매각 또 실패… 서부산 관광 거점화도 표류
28일 유효 입찰자 없어 유찰
지난해부터 5차례 주인 못 찾아
호텔·문화공간 개발 지지부진
시, 인접 차고지 연계 매각 모색
부산시가 대형 호텔 등을 유치해 서부산 관광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복안을 갖고 있는 부산 사하구 다대소각장 부지가 새 주인 찾기에 또다시 실패했다. 부지 가격 하락 등 매각 조건도 더 완화될 상황에 처했다.
시는 장기표류사업 1호로 지정해 지난해부터 매각 작업에 공을 들였으나 이번으로 모두 다섯 차례나 실패하며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사하지역 등에서는 소각장 부지 매각이 장기간 표류한 것이 사업성 부족 때문이라고 판단, 시가 향후 소각장 인근 동진여객 차고지 부지를 합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는 ‘다대소각장 부지 문화복합휴양시설 유치를 위한 공유재산 용도지정 매각’ 공고의 개찰을 실시한 결과 유효한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고 28일 밝혔다. 입찰 마지막 날인 지난 27일 다수의 업체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며 참여했으나, 입찰금액의 5%에 해당하는 입찰보증금을 납부하지 않아 무효 처리됐다.
다대소각장 매각이 유찰된 것은 지난해 7월과 10월, 올해 2월과 5월에 이어 다섯 번째다. 시는 가파르게 오른 금리와 부동산 업계의 불안정한 자금 여건상 민간 사업자들이 쉽사리 개발에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최근 고심 끝에 입찰 조건을 대폭 완화하기도 했다.
이번 입찰 공고에서는 매각 대금이 367억 8597만 원 상당으로, 최근 새롭게 감정평가를 받은 금액을 반영해 최저 입찰가가 직전 공고 때보다 14억 원 이상 낮아졌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입찰 매각 대금(424억 7238만 원)에 비해 약 13% 낮은 금액이다. 또 직전 입찰 때와 같이 계약금을 제외한 잔금을 당초 60일 이내에서 1년 안에 분할 납부할 수 있는 조건을 유지해 민간 사업자 측의 부담을 낮췄다.
다대소각장 부지 매각이 장기간 불발되면서 시가 해당 부지를 중심으로 계획하던 서부산권 관광 활성화 계획도 표류하고 있다. 1995년 준공한 다대소각장은 2013년 가동을 멈췄다. 폐쇄 8년 뒤인 2021년 시가 다대소각장을 장기표류사업 제1호 정책 결정사항으로 정하고 해당 부지를 호텔과 복합문화공간 등으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내놨지만 연이어 매각에 실패하면서 개발 계획도 번번이 무산됐다.
사하지역 등에서는 연이은 소각장 부지 매각 실패 때문에 시가 다대소각장과 인접한 동진여객 차고지 약 2000평을 합쳐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실제로 개발에 의사를 보이는 개발업체들이 사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입찰에 응하지 않자 시와 사하구청이 동진여객 측에 차고지 이전 의향이 있는지를 수차례 확인하기도 했다.
동진여객 관계자는 “시가 차고지 부지를 인수할 의향이 있다면 반대할 이유는 없다”며 “대체 차고지가 적절히 마련돼 이전이 가능하다면 부지를 넘기는 것은 큰 무리가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는 “현재로선 시가 민간 소유의 땅을 매입하는 것에 대해서 확실하게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시는 매각 재공고를 통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입찰 재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재공고에 나설 경우 매각 대금을 낮추거나 추가적인 납부 기한 연장 없이 기존 조건과 동일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결국 유찰로 돌아갔지만 이번 입찰의 경우 민간사업자가 시에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비롯해 협의 신청도 상당수 했다”며 “매각 조건에서 많은 부분이 협의점을 찾아가면 빠른 시일 내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