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오픈런’ 부채질하는 독감 대유행
외래환자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1000명당 61.3명…5년간 최고
부산 동래구에 사는 A(41) 씨는 최근 9살 아들이 독감에 걸려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 A 씨는 “‘소아과 오픈런’은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내가 그 주인공이 됐다”면서 “독감에 걸린 어린이 환자가 많아 2시간 이상 대기하다 진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기장군에 사는 B(46) 씨도 “9살 아들이 2주 전 A형 독감에 걸렸는데 최근 코감기가 심해져 동네 소아과 의원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섰다”며 “유료 병원 접수앱도 순식간에 대기가 60명이나 생겼다”고 전했다.
최근 ‘소아과 오픈런’ 현상이 발생하는 데는 소아청소년과 의사 기피 현상이라는 의료체계의 구조적 문제에 더해 독감 대유행도 한몫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196곳을 대상으로 하는 의원급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표본감시 결과, 12월 2주(3~9일)에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61.3명으로 2019년 이후 최근 5년간 최고 수준이었다.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38도 이상 갑작스런 발열과 기침, 인후통이 있는 사람을 뜻하는데 인플루엔자가 의심되는 환자라는 의미다.
질병청 분석 결과, 7~19세 소아·청소년이 다른 연령과 비교해 인플루엔자 의사환자가 많았다. 연령별 의사환자 천분율(1000명당 비율)을 살펴보면 13~18세가 133.4로 가장 높았고, 이어 7~12세 120.1, 19~49세가 78.9, 1~6세가 49.5, 50~64세가 34.5, 65세 이상이 15.3 순이었다.
반면에 인플루엔자 입원환자는 65세 이상 고령층 비중이 가장 높았다. 질병청이 전국 218곳을 대상으로 한 병원급 입원환자 표본감시 결과, 12월 2주 인플루엔자 입원환자 수는 총 1047명으로 이중 40.3%가 65세 이상이었다. 반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환자는 최근 2주간 감소했다. 지난달 3주차에 35명이 확인돼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환자가 나온 백일해 의심 환자도 12월 2주 기준 26명으로 줄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