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구청장이 야당 총선 후보 사무실에서 '화이팅'
김기재 부산 영도구청장, 20일 민주당 후보 사무실 개소식 참석
"후보가 잘 될 수 있도록, 화이팅!" 외친 영상 지역구 내 유통
국민의힘 부산시당 "사안 중대성 확인한 뒤 징계 여부 결정"
국민의힘 소속 부산의 한 구청장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사무실에서 선전을 기원하며 화이팅을 외쳐 구설에 올랐다.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김기재 영도구청장은 지난 20일 영도구에 출마한 민주당 A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김 구청장은 앞줄에 앉아 있다가 축사를 권유받자 단상으로 나와 “A 후보가 잘 될 수 있도록, A 후보 화이팅!”이라고 외쳤다.
부산 중영도는 황보승희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상태다.
선거를 두 달 남짓 남겨두고 예민한 상황에서 여당 구청장이 손까지 들어 올리며 야당 총선 후보를 응원하는 이 영상은 당황하는 현장 당직자와 내빈의 모습이 담긴 채 선거구 내에서 빠르게 유통되고 있다.
현재 중영도구에는 조성환 전 해수부장관, 이재균 전 국토부 차관,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김무성 전 대표 등 4명의 국민의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김 구청장은 ‘A 후보와 평소 의형제처럼 지내서 초대를 받아 개소식에 왔고 축사를 했다’며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김 구청장의 이 같은 황당한 행위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부산시당 김상민 대변인은 “구청장 이상의 당원 징계는 중앙당 차원에서 이뤄진다”며 “부산시당은 김 구청장의 행위에 대해 인지했고, 사안의 중대성을 지켜본 뒤 징계 여부를 절차대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