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화재로 고립된 소방대원 2명 순직… 윤 대통령 "두 영웅의 희생 잊지 말아야"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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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공장 화재 현장. 연합뉴스 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공장 화재 현장. 연합뉴스

경북 문경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가 고립된 구조대원 2명이 모두 숨진채 발견됐다. 대원들은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 모(27) 소방교와 박 모(35) 소방사다.

1일 경북도소방본부는 오전 4시 15분께 경북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한 육가공공장에서 화재 진화 도중 고립됐다가 숨진 구조대원 1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시께는 화재로 붕괴된 건물의 3층 바닥 위에서 또 다른 구조대원의 시신을 수습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발견 당시 두 구조대원은 서로 5∼7m 거리에 떨어진 지점에 있었다. 시신 위에 구조물이 많이 쌓여 있어 수색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두 사람 모두 맨눈으로는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라 DNA 검사를 진행해 정확한 신원을 확정 짓기로 했다.

배종혁 경북 문경소방서장은 브리핑을 통해 "고립됐던 구조대원들이 똑같은 복장을 하고 투입돼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분명한 건 대원들이 최선을 다해서 화재를 진압했고,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 소방교는 2019년 7월, 박 소방사는 2022년 2월에 임용됐다. 이들은 같은 팀 대원 2명과 4인 1조로 건물 3층에서 인명 검색과 화점 확인을 하던 중 불길에 휩싸이면서 고립됐다.

탈출 직전 화염이 급격히 확산하자 계단을 통해 대피하려 했으나 미처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소방 당국은 계단실 주변 바닥층이 무너진 점 등으로 미뤄 이들이 추락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수색 과정에서도 건물 일부가 한 차례 붕괴하는 탓에 대원들이 긴급 탈출 후 안전 점검을 실시한 뒤에야 재진입해야 했다.

유가족은 인근 마을회관에서 심리상담 지원팀과 대기하고 있다. 소방청 주관 아래 공식적인 장례 절차가 치러질 예정이라고 소방 당국은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김수광 소방교, 박수훈 소방사 두 소방 영웅의 희생 앞에 옷깃을 여미고 삼가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김수경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비보를 듣고 가슴이 아파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유족 여러분께도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공동체를 위한 희생은 고귀하다"며 "두 소방 영웅의 안타까운 희생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할 이유"라면서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분들의 노고를 결코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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