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영풍제지 사태’ 후폭풍 지속…조직 분위기 흉흉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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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자들 줄줄이 관계사 임원 이직
정통 키움맨들 회사 떠나
내부 보상 체계 두고 직원 불만 고조

키움증권에 지난해 발생한 ‘영풍제지 사태’의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키움증권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키움증권에 지난해 발생한 ‘영풍제지 사태’의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키움증권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키움증권에 지난해 발생한 ‘영풍제지 사태’의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00억 원의 미수금 발생으로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관련 책임자들이 관계사 임원으로 이직해 ‘온정주의’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내부 직원들의 우려와 반발도 커지는 모습이다.

1일 금융투자업권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이모 전 리스크관리본부장은 지난달 키움YES저축은행의 본부장급 임원으로 선임됐다. 황현순 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달 20일 다우키움그룹 계열 HR기업 ‘사람인’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새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했다.

영풍제지 사태 당시 핵심적인 위치였던 키움증권의 대표이사, 리스크관리본부장이 관계사로 자리를 옮겨 새 출발을 하는 대신 사태 수습과 신뢰 회복은 키움증권 직원들의 과제로 남게 됐다.

키움증권은 최근 직원들에게 지난해 성과를 보상하는 과정에서 리테일총괄본부에는 전년보다 낮은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리테일본부 내 일부 팀은 성과급을 한 푼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 직원들이 영풍제지 사태의 책임을 지고 뒷수습을 하는 동안 가장 책임이 큰 수장들만 별 탈 없이 빠져나간 셈이 됐다.

문제는 리테일 부문은 키움증권이 업계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데다가 주식시장 또한 2022년보다 2023년 활황세를 보였기 때문에 직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박연채 키움증권 부사장과 김성훈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 등 키움 계열 금융사에 오랜 기간 몸담았던 인사들이 잇달아 조직을 떠나고 있다는 점도 직원들을 동요시키고 있다. 내부에서도 키움에 대한 로열티(충성도)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두 사람은 각각 벤처캐피탈(VC) 새한창업투자와 DS자산운용 대표로 새롭게 출발할 예정이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증권가 관계자는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실망한 직원들도 최근 줄퇴사하는 등 내부 사기가 저하된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귀띔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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