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봄, 걷기와 신체 활동이 우울감 낮춘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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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지자체별 경험률 발표
1인 가구·독신, 우울감 더 느껴

정신건강이 취약해지기 쉬운 봄에는 걷기나 신체활동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게 좋다. 정신건강이 취약해지기 쉬운 봄에는 걷기나 신체활동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게 좋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은 허약한 마음에게는 더없이 잔인한 계절이다. 일상 생활에서 우울감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신체활동과 가족 형태가 우울감과 관계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자살률이 높아지는 봄철을 맞아 지자체별 우울감 경험률 현황을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질병관리청이 17개 시·도와 258개 보건소, 34개 지역대학과 함께 매년 전국 성인 약 23만 명을 면접 조사하는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연중 자살률이 가장 높았던 달은 지난해 5월, 2022년 4월, 2021년 3월로 봄철에 집중됐다. 우울감 경험률은 최근 1년 동안 연속적으로 2주 이상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우울감(슬픔이나 절망감)을 경험한 비율을 말한다.

우리나라 성인의 우울감 경험률은 2018년 5.0%로 가장 낮아졌다가 이듬해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7.3%를 기록했다. 질병관리청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지속된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정신건강이 악화됐다가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신체활동은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평소 걷기를 실천하는 사람의 우울감 경험률은 6.9%로, 그렇지 않은 사람(8.9%)보다 2.0%포인트(P) 낮았다. 중등도 이상의 신체활동을 실천하는 사람도 6.7%로, 그렇지 않은 사람(8.2%)보다 우울감 경험률이 낮았다.

혼자 사는 사람은 우울감을 더 많이 느꼈다. 우울감 경험률은 가족 형태에서 1인 가구(12.1%)가 2인 이상 가구(7.1%)보다 5.0%P 높았고, 혼인 상태에서도 배우자가 없는 경우(9.8%)가 배우자가 있는 경우(6.6%)보다 3.2%P 높았다.

우울감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간의 상호 관련성을 보정해 분석한 결과 △여성(1.6배) △경제 활동을 안 하는 경우(1.5배) △주관적 건강을 나쁘게 인지한 경우(2.8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5.7배)에서 우울감 경험률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질병관리청은 우울증 예방과 관리를 위한 7대 수칙으로 △친구,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규칙적인 운동 △금주 △균형 잡힌 식사 △건강한 수면 습관과 더불어 △치료에 긍정적으로 참여하고 △경고 신호를 가볍게 여기지 않아야 한다고 소개했다.

질병관리청 지영미 청장은 “우울증은 방치될 경우 자살 등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전문가나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우울감 경험률의 증가율이 높은 지자체 중 자살 사망률이 높은 지역은 정신건강 관리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부산(7.7%)의 우울감 경험률은 2019년(5.5%)보다 증가했다. 특히 부산 북구는 같은 기간 9.4%P가 증가해 전국 258개 시·군·구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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