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구청, 보건소장 공석 한 달째 방치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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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 안 해 공공의료 공백 우려
특정인 위해 고의 지연 의혹도

부산 서구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서구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서구 보건소가 지역 공공의료 책임자인 보건소장 자리를 한 달째 공석으로 둬 논란이다. 현재 부산 16개 지자체 중 보건소장이 공석인 경우는 서구가 유일하다. 의료특구를 표방하는 서구가 주민들을 위한 풀뿌리 지역 공공의료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일 부산 서구청에 따르면 서구 보건소는 지난달 5일 전직 보건소장이 임기만료로 사직한 뒤 현재까지 채용공고를 내지 않고 있다. 문제는 서구청이 뚜렷한 이유 없이 신임 보건소장을 채용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의사들의 공공의료 기피 현상으로 보건소장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임에도 구청이 채용에 손을 놓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시 건강정책과 관계자는 “부산에서 서구가 유일하게 보건소장이 공석인데, 채용 의사 등 계획에 대해서 현재로선 들은 바가 없다”며 “관련 일정이 예상보다 늦어져 내부에서도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서구청이 특정 공무원을 향후 보건소장으로 편법 임명하기 위해 고의로 시간을 끌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지역보건법 시행령에 따르면 보건소장은 의사 면허를 가진 사람으로 채용해야 한다. 의사 채용이 어려운 경우 간호 등 보건의약직군 공무원에 한해 보건소장으로 임용할 수 있다.

서구 보건소의 경우 보건소장 직무를 대리하는 보건행정과장이 오는 7일부터 약 두 달 간의 직무 관련 교육을 앞두고 있어 사실상 기관의 대표급 인원이 전무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보건소 관리 체계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전공의 사직 사태로 촉발된 의료 파행이 두 달 이상 지속되면서 공공의료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지만, 지역 보건소가 제 기능을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구 총무과 관계자는 “공공의료 인력 구인난이 심각한 만큼 보건소장 채용을 서둘러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면서도 “채용에 있어 다양한 안을 두고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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