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질환 치료 잘할수록 보상 ↑…상급종합병원 체질 개선한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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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2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열려
외래·검사에 의존하던 구조 개혁 목표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에도 방점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노연홍 위원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개혁특별위원회 2차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노연홍 위원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개혁특별위원회 2차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래 진료나 검사를 통해 수익을 올리던 상급종합병원의 체질을 개선한다. 앞으로는 3차 병원이 수술을 비롯한 중증질환 치료를 잘할수록 보상을 더 많이 받도록 의료전달체계와 보상체계를 손질한다.

10일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료개혁특위) 2차 회의가 열려, △중증·필수의료 보상 강화 △의료 공급·이용체계 정상화 △전공의 업무부담 완화 및 수련의 질 제고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 등 4개 분야 우선 개혁과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특위 아래에 4개 분야 전문위원회를 두고 심층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전문위원회에는 의료 전문가가 참여한다.

의료개혁특위 노연홍 위원장은 이날 회의 후 브리핑에서 “왜곡된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해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개혁 과제로 상급종합병원의 체질 개선이 논의됐다”며 “상급종합병원의 전공의 의존도를 대폭 낮추고 중증 질환의 진료·연구·교육에 집중하는 바람직한 운영 모델이 확립될 수 있도록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빠른 시일 내에 시행될 수 있도록 특위에서 속도감 있게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증·응급환자가 최종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곳이 상급종합병원이지만, 중증·응급 수술에 대한 수가가 낮게 측정된 구조로 인해 그동안 이들 대형병원은 외래 진료나 각종 검사를 통해 수익을 올려왔다. 더 많은 외래 환자를 보기 위해 ‘3분 진료’로 상징되는 짧은 진료시간, 불필요한 과다 검사 처방이 그래서 나왔다.

노 위원장은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받는 환자의 50% 이상이 상급종합병원 진료 목적에 적합하지 않은 경증 또는 중등증(경증과 중증 사이) 이하의 환자”라면서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상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겠다는 취지다”고 덧붙였다.

상급종합병원이 중증도가 높은 환자 진료에 집중할 때 수익이 증가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수익이 감소하도록 보상체계를 재설계하겠다는 설명이다.

현재 상급종합병원에서만 수련받는 전공의들의 수련체계도 전면 개편한다. 전공의들이 수련을 마치고 개원을 하거나 1·2차 병원에 근무하는 경우도 많지만, 현재 수련체계는 3차 병원 근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앞으로는 전공의가 상급종합병원과 지역종합병원, 의원에서 골고루 수련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 간 협력 수련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 수련 중 지역·필수의료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보건복지부 정경실 의료개혁추진단장은 “전공의들이 상급종합병원의 중증환자들 케이스를 보고 있다가 의원급에 갔을 때 실제 만성질환자나 상급종합병원에서 보기 어려운 환자군도 많이 접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상급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에서 수련을 하더라도 다양한 의료기관에서 실제로 임상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수련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또다시 전공의들의 복귀를 촉구했다. 전공의들이 전문의 시험을 보기 위해 갖춰야 하는 응시자격 마지노선인 기한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전문의 시험은 매년 1월 시행되고 원칙적으로는 2월까지 수련을 마칠 수 있는 전공의를 대상으로 하는데 예외적으로 수련 기간이 부족해 5월까지 마칠 수 있다고 하면 통상 시험 자격이 주어진다”며 “이 전례를 비추어도 전공의가 이탈한 지 3개월이 되는 오는 19~20일이 지나면 시험 응시가 불가능해진다. 개인의 경력상 진로에 차질이 없도록 다시 한번 복귀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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