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사태’에 네이버 “지분 매각 등 소프트뱅크와 협의”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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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매각 협의 첫 확인…"기업가치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기부 “日정부 압박 유감…부당조치 강력대응”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강도현 제2차관이 1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메신저앱 ‘라인’ 운영사 라인야후를 놓고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지분 협상,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에 대한 자본 관계 재검토 요구와 관련한 현안 브리핑 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강도현 제2차관이 1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메신저앱 ‘라인’ 운영사 라인야후를 놓고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지분 협상,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에 대한 자본 관계 재검토 요구와 관련한 현안 브리핑 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네이버는 10일 자본 관계 재설정을 포함한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일본 소프트뱅크와 지분 매각 등 모든 가능성을 열고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합작사인 라인야후는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의 운영사로, 지난해 11월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으로 악성코드에 감염되면서 일부 내부 시스템을 공유하던 라인야후에서 개인정보 수십만건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일본 정부는 보안문제를 이유로 네이버에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날 라인야후 사태에 관한 입장 자료를 내고 “네이버는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회사에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해 나가고 있다”며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상세한 사항을 공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네이버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소프트뱅크와 지분 매각 등을 협의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는 처음이다.

앞서 소프트뱅크 미야카와 준이치 최고경영자(CEO)는 9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라인야후 자본 변경안을 두고 네이버와 논의하고 있다”며 “7월 초까지 협상을 타결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네이버가 보유한 A홀딩스 지분 일부를 7월 초까지 사들이겠다는 얘기다. A홀딩스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씩 출자해 설립한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 운영사인 라인야후의 최대주주다.

또 네이버는 “보안침해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라인야후 사용자들에게도 죄송함을 표하며 더욱 안심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도록 라인야후, 소프트뱅크와 함께 최선의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강도현 제2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일본 정부는 행정지도에 지분매각이라는 표현이 없다고 확인했지만 우리 기업에 지분매각 압박으로 인식되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정부는 네이버를 포함한 우리 기업이 해외 사업, 해외 투자와 관련해 어떤 불합리한 처분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고 발혔다.

강 차관은 라인야후 사태 관련 경과도 설명하면서 “정부는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에 대한 2차례에 걸친 행정지도에 개인정보유출 사고에 따른 보안강화 조치를 넘어서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지 확인했다”며 “정부는 그간 네이버의 입장을 존중하며 네이버가 중장기적 비즈니스 전략에 입각해 의사결정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대주주인 A홀딩스 주식을 50%씩 보유하고 있지만 지난 3월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 여파로 네이버 지분 축소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일본 정부가 사실상 개입해 네이버의 라인 경영권을 소프트뱅크에 넘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 3월 라인야후가 시스템 업무를 위탁한 네이버에 과도하게 의존해 사이버 보안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에 나섰다. 지난달 16일에도 라인야후가 마련한 사고 재발 방지책이 불충분하다며 2차 행정지도를 한다고 발표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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