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덕신공항 개항 초기 안착은 국제선 확보에 달렸다
시, 내년도 관련 지원 예산 전액 편성
거점 항공사 육성에도 큰 관심 필요
2029년 말 가덕신공항 개항을 위한 주요 시설 착공을 앞두고 부산시가 지역 거점 항공사 육성과 국제선 확충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올해 9월 시의회를 통과한 ‘부산 거점 항공사 육성에 관한 조례’에 따라 거점 항공사의 국제선 신규 개설에 내년도 본예산 10억 원을 편성했으며, 김해공항의 중장거리 노선 확충에도 관련 조례에 따라 10억 원을 본예산에 전액 반영했다고 한다. 빠듯한 예산 사정에도 불구하고 관련 예산을 전액 배정하며 지역 공항 활성화와 육성 의지를 과시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 관문공항을 지향하는 가덕신공항의 앞날과 지역민의 편의를 위해서도 이런 기조는 유지돼야 한다.
부산 거점 항공사 육성을 위해 처음으로 내년도 신규 예산을 편성한 것은 최근 난항을 겪고 있는 에어부산의 분리매각과 관련해서도 그 의미를 곱씹어 볼만 하다. 시는 애초 공을 들인 육성 조례가 정작 통과되자, 관련 예산 편성에는 소극적으로 대처해 비판을 받았다. 뒤늦게 그 함의를 깨닫고 방침을 바꿔 그나마 다행스럽다. 알다시피 부산 거점인 에어부산의 분리매각은 국토부와 대한항공의 몰이해로 전혀 진척이 없다. 분리매각의 당위성을 계속 요구 중인 시민단체들은 오는 18일에도 송상현광장에서 궐기대회를 연다. 이런 상황에서 시가 조례에 따라 최대한의 예산 편성으로 명확한 의지를 밝힌 것은 당연한 일이다.
거점 항공사와 함께 지역 공항 활성화의 핵심이 바로 중장거리 국제선 확충이다. 2012년부터 중장거리 노선을 지원 중인 부산시는 내년에도 10억 원 전액을 본예산에 편성했다. 최근 중장거리 노선 개설이 잇따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정책 효과는 충분히 감지된다. 지난달 30일부터 인천공항 외에 처음으로 부산에서 5000㎞ 이상인 인도네시아 발리 직항노선이 취항했고, 자카르타 노선도 7회 운수권을 확보했다. 또 지난달엔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부산에서 부산~바르샤바 노선 신설 방안을 논의했다. 운수권이 확보된 부산~헬싱키 노선에 이어 이스탄불 노선도 청신호가 켜졌다. 모두 김해공항의 자산이다.
현재의 김해공항 경쟁력은 향후 가덕신공항으로 그대로 전이된다. 김해공항에 거점을 둔 항공사와 취항 중인 중장거리 국제선이 많으면 많을수록 가덕신공항의 조기 안착은 그만큼 용이해진다. 시가 난항 중인 에어부산 분리매각에 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중장거리 국제선 확충에도 지속적으로 정책적인 지원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덕신공항 개항은 몇 년 뒤의 일이지만 신공항의 조기 안착을 위한 여건 조성은 당장 발등의 불처럼 여겨야 한다. 거점 항공사 확보와 중장거리 노선 확충은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다. 작은 성과를 보지 말고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자세로 신발 끈을 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