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반 친환경 스타트업 3곳, 투자금 받아 날아오른다
링크플릭스, 중기부 '팁스' 선정
최대 7억 원 정부 지원금 받아
테라클, 109억 원 투자 이끌어내
코드오브네이처, 누적 30억 달성
부산·경남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 스타트업들이 뜻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26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부산창경)에 따르면 부산창경 보육기업 (주)링크플릭스는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에 최종 선정됐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팁스는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기업은 최대 7억 원에 이르는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링크플릭스는 포름알데히드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가구용 접착제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부산창경의 직접 투자 등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링크플릭스는 안전하고 무해한 친환경 화학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김두일 대표가 2021년 설립했다. 김 대표는 석유 자원 화학산업을 근본적으로 대체하자는 취지에서 정밀화학분야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화학신소재기능성 접착제 개발에 집중했다. 링크플릭스의 대표 제품으로 꼽히는 ‘AD-CONI’ 시리즈는 100% 자연유래 천연고분자 물질을 기반으로 한 제품으로, VOCs 배출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피부 자극과 토양오염도, 어류 독성, 물벼룩(수질)독성, 담수(미세)조류 독성시험 등에서 환경 오염 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상생활은 물론 신발, 패션, 자동차 산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신소재 분야에 기존 범용접착제를 대체할 수 있는 천연고분자 생분해 접착제로 꼽힌다.
김 대표는 “이번 팁스 선정을 통해 국내외 가구 제조 업체와 제품 테스트를 기반으로 한 상용화로 가구·리빙산업 전반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보이겠다”며 “천연유래 화학산업으로서 세계 첫 유니콘 기업이 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재생 원료를 제조하는 (주)테라클은 지난달 28일 창업·벤처 녹색융합클러스터에서 주최한 ‘2024 예비 그린유니콘 기업 성과공유회 및 유공 포상’ 행사에서 환경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테라클은 플라스틱 재활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권기백 대표가 2021년 설립했다. 광고회사를 다니면서 ‘그린워싱’(기업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행위)이 남발되는 현실에 염증을 느낀 권 대표는 본질적인 해결책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권 대표는 한국화학연구원에서 기술 이전을 받아 테라클을 세우고 페트병에서 분리한 원료인 테레프탈산(TPA)과 에틸렌글리콜(EG)를 재판매한다.
원료를 분리할 때 적용되는 해중합 기술은 기존 방식이 아닌 테라클만의 방식으로, 60도 미만에서 진행 가능해 경제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지난 3월엔 해양환경공단 부산지사, 한국예선업협동조합 부산지부와 ‘부산항 해양폐기물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MOU’를 맺고 수거된 해양폐기물에 테라클의 해중합 기술을 적용하는 길을 마련했다. 최근엔 폐의류에도 적용 가능해지면서 테라클의 해중합 기술은 그동안 재활용이 어려웠던 폐기물로 영역을 한층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 시리즈A 투자라운드로부터 105억 원에 이르는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등 총 109억5000만 원의 투자를 이끌어낸 권 대표는 “플라스틱을 완전히 없앨 수 없다면 환경 오염 없이 인류가 무한하게 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장기 비전”이라며 “자원 재활용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 수준을 갖춘 화학 회사로 키우고 싶다”고 밝혔다.
자연재해와 인재로 손실된 산림 환경과 상태계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복구하기 위해 2021년 설립된 (주)코드오브네이처는 교보생명과 함께 강원도 산림 복원에 참여 중이다. 지난 10월 진주창업지원센터에서 열린 ‘2024 동남권 혁신기관 공동 투자제안(IR)’ 설명회에서는 토양 복원 키트 ‘모스비(Mosby)’로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액화된 이끼와 영양액으로 구성된 모스비는 이끼 포자배양을 통해 황폐해진 토양을 빠르게 복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나무를 심는 기존 토양 복원 방식과 달리 뿌리기만 하면 8주 이후 다른 식물이 자랄 수 있을 정도가 되면서 투입 비용이 10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 복원 비용과 소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창업 전부터 지자체와 투자기업으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각종 공모전을 휩쓸고 장관상만 7차례 수상했다. 코드오브네이처가 거둔 누적 투자유치 금액만 30억 원에 달한다.
황폐화된 토양에 많이 쓰이면서 간척지, 광산, 공장 지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잇따른다. 코드오브네이처 박재홍(29) 대표는 “현대, SK 등 대기업에도 납품하고 있고,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인다”며 “지금은 달 토양 복원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