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57명 사망… 포스코, 억대 과태료에도 산재 계속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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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대부분 하청 노동자
형사 처벌만 3년 새 6차례
1조 쏟아 부은 대책도 허사
일선 현장서는 실효성 의문

경북 포항 포스코 포항제철소 모습. 연합뉴스 경북 포항 포스코 포항제철소 모습. 연합뉴스

포스코가 지난해 발생한 사업장 내 중대재해 사건과 관련해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10년간 57명이 숨진 '재해 사업장' 오명을 벗기 위해 인력과 재원을 쏟아 붓고 있지만, 사고는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

31일 포스코가 최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지난 1월 말 포스코 법인과 전 포항제철소장 A 씨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각각 100만 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이번 선고는 지난해 3월 21일 포항제철소 냉연공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와 관련된 건이다. 당시 포스코 정비부문 자회사인 포스코PR테크 소속 노동자가 설비에 끼여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법원은 포스코 법인과 A 씨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 조치에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산업안전보건법 38조(안전조치)와 39조(보건조치)는 사업주에게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필요한 안전·보건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뿐 아니라 포스코는 2023년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3년 동안 6번의 재판을 통해 형사처벌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오염물질 허가 배출기준 초과, 화재사고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포스코 법인과 임직원들에게 부과된 벌금만 3년간 약 1억 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포스코는 최근 3년간 근로기준법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환경오염시설의 통합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을 이유로 지역 노동위원회와 환경청 등에서 이행강제금·과태료 명목으로 6억 6840만 원을 부과받기도 했다.

특히 포스코 내에서는 중대산업재해가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지난해 공개한 ‘포스코 2016~2025 중대재해 현황’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포스코 산하 포항제철소 및 광양제철소 등에서 발생한 산재로 57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이 중 87.7%(50명)가 하청·외주·계열사 소속 노동자들이었다.

앞서 포스코는 2018년 포항제철소 내 산소공장에서 발생한 외주 노동자 질식 사망사고를 계기로 3년간 1조 원가량을 투자하고 안전 컨트롤타워를 만들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3월 자회사 사망사고에 이어 7월에도 광양제철소 소결공장에서 노후 집진기 배관 철거 작업을 하던 노동자들이 추락해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 이어 11월에는 포항제철소에서 기기 수리 사전 작업을 하던 중 유해가스가 누출돼 포스코DX 하청업체 직원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지난해 9월 안전 전문 사업회사 ‘포스코세이프티솔루션’을 설립했으며, 안전 전문 사업회사 주관의 안전진단 및 노후설비 성능 복원 등 안전 시스템을 확충하고 있다”라며 “또한 근로자의 안전 경영 참여를 보장하고, AI와 로봇을 접목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사업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안전 문제를 강조하며 “안전이 담보되지 않고는 무엇도 할 수 없다는 관점에서 ‘무재해’라는 실질적 성과를 실현할 수 있도록 모든 작업장의 위험 요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제거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31일 창립 58주년 관련 장 회장의 기념사에선 '안전'과 관련된 별도 언급이 없었다.

포스코 하청업체 소속 한 노동자는 “현장에서 노후화된 설비 개선 등에 대해서는 체감이 되는 것이 많지 않다”라며 “회사의 대책들이 실효성이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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