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협력사 7000명 직고용…노봉법 대응에 장인화 연임 셈법?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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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파견 소송 ‘연전연패’에 구조 전환 불가피
노란봉투법 시행…원청 책임 확대 압박 직면
장인화 임기 말 결정…정권 코드 맞추기 해석도
재계 확산 가능성…정규직과 ‘노노갈등’ 현실화

포스코 사내하청 노조가 지난달 24일 열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전국금속노조 제공 포스코 사내하청 노조가 지난달 24일 열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전국금속노조 제공

포스코가 포항·광양 제철소 현장에서 근무하는 협력사 소속 인력 약 7000명을 직접 고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내하청 노동자들과의 불법파견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한 데다, 장인화 회장의 사실상 임기 마지막 해를 앞두고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2·3조) 시행 등 정부의 친노동 기조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포항·광양 제철소 생산 현장에서 조업을 지원하는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을 직접 고용하는 로드맵을 8일 발표했다. 향후 두 제철소에서 근무 중인 직원 가운데 포스코 입사를 희망하는 인력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채용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제철 공정 특성상 대규모 설비가 24시간 가동되고 직무 간 편차가 커, 직영과 협력사가 함께 근무하는 원·하청 구조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업과 밀접한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협력사 인력을 대규모로 직접 고용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회사 측은 산업현장 안전체계 강화와 상생형 노사 모델 구축을 이유로 내세웠다.

하지만 배경에는 장기간 누적된 소송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포스코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사실상 ‘연전연패’했다. 2011년 시작된 1차 소송은 2022년 7월 대법원에서 노동자 승소로 확정됐고, 이후 제기된 3~7차 소송도 항소심까지 모두 노동자 측이 승소한 상태다. 현재 8~10차 소송도 진행 중으로, 전체 참여 인원은 2300명에 달한다. 포스코는 대법원 최종 판단까지 법적 대응을 이어왔지만, 이번 직접 고용을 계기로 관련 소송을 일단락했다.

여기에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원청 책임이 강화되면서 구조 개편 압박은 더욱 커졌다. 하청 노동자도 원청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되면서 유사 분쟁 확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석열 정부 시절 취임해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포스코홀딩스 장인화 회장이 연임을 고려해 이재명 정부의 친 노동 기조에 부응하려 했다는 시각도 있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됐지만 지분 7.96%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최대 주주이기 때문에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회장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퇴임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포스코 역사상 연임 임기를 완주한 수장은 전임 최정우 회장이 유일하다.

정치권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정부 기조에 발 맞추려 장 회장이 직접 뛰며 정부와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포스코 측은 이번 직고용 결정이 포스코그룹 장 회장의 의지가 아닌 회사가 오랜기간 내부적으로 고민한 결과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는 “포스코가 정부 기조에 더 쉽게 호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포스코가 물꼬를 트면 다른 재벌 대기업들도 프레셔(압박)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포스코 외에도 현대제철, 현대자동차·기아, 한국지엠, 현대모비스가 불법파견 여부를 두고 하청 노동자와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직고용 이후에도 기존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포스코는 2022년 대법원 판결 이후 일부 인력을 별정직으로 채용하며 처우 차이를 유지해 왔다. 이번에도 협력사별로 다른 임금 체계를 반영하기 때문에 잡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존 정규직 노조 역시 직고용에 반발하며 노노갈등도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조의 김성호 위원장은 이날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노조는 숫자를 합치는 식의 무분별한 통합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회사가 합리적인 요구조차 묵살하고 조합원 희생을 강요한다면 대화가 아닌 투쟁으로 단호하게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재무 부담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포스코가 직고용 계획을 밝힌 7000명은 지난해 말 기준 정규직 근로자 1만 6299명의 약 40%에 달한다. 더군다나 포스코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수요 부진 속에 지난해 매출 35조 110억 원, 영업이익 1조 7800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5.08%에 머물렀다. 20년 전만 해도 포스코는 연간 4조 원 내에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2024년에 2조 원대 벽이 무너졌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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