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서 못 쓰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주유소 가맹비율 수도권 12%·울산 0%·부산 20%
전국 주유소 지역사랑상품권 가맹비율 42% 불과
수도권 외 부산 20%·대전 26% 그쳐
울산은 조례로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처서 주유소 제외
지난 19일 서울 만남의광장 주유소 앞에 휘발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천하람 의원실 제공
정부가 고유가 부담 완화를 위해 국민 70%에게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정작 수도권 주유소의 12%에서만 사용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수도권인 부산과 울산도 사정은 수도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유가 피해를 지원한다면서 주유소에서 쓸 수 없는 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이 21일 17개 시·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만 752개 주유소 중 지역사랑상품권 가맹 주유소는 4530개로 가맹비율이 42%에 불과했다. 전국 주유소 10곳 중 6곳에서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는 셈이다.
지역상품권 가맹비율을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가장 심각했다. 실제로 경기 9%, 인천 19%, 서울 23%로, 수도권 전체 가맹비율은 12%에 그쳤다.
수도권 외 지역 중에도 가맹비율이 저조한 곳이 있다. 부산 20%, 대전 26% 등 이다. 특히, 울산광역시는 조례에 따라 주유소를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처에서 제외해 가맹비율이 0%였다. 109만 명의 울산시민은 제도적으로 주유소에서 지원금을 사용할 길 자체가 차단된 것이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편성된 전쟁 추경(추가경정예산)의 핵심 사업으로, 소득 하위 70% 국민에게 1인당 최대 60만 원이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된다. 하지만 연매출 30억 이상 주유소는 가맹점에서 제외된다.
천하람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추경안 정책질의에서 “고유가 피해 지원금인데, 주유소에서 못 쓴다는 건 사실 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며 “연매출 30억 원 기준을 우리가 나름 고수해 왔던 것은 이해하지만, 이번에는 예외를 적용해 주유소에서는 최소한 사용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이후 행정안전부는 지난 11일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계획 발표 당시 ‘연매출 30억 원 이하 기준을 적용한다는 기본 원칙은 유지하겠다’고 답변해, 사실상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천하람 의원은 ‘고유가 피해지원이라는 이름까지 붙여놓고, 정작 국민이 주유소에서 기름 한 방울 넣을 수 없는 상품권을 나눠주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최소한 주유소만큼은 매출 기준 예외를 두어 지원금 사용이 가능토록 행안부 지역사랑상품권 운영지침을 즉시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