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박재범 vs 김광명 격돌… 보수 지지층 결집이 승부 가른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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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꺾고 공천 거머쥔 김광명
4년 만의 귀환 노리는 박재범
오 청장 지지층 흡수가 승부처




더불어민주당 박재범 부산 남구청장 예비후보. 박 후보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박재범 부산 남구청장 예비후보. 박 후보 캠프 제공

국민의힘 김광명 부산 남구청장 예비후보. 김 후보 캠프 제공 국민의힘 김광명 부산 남구청장 예비후보. 김 후보 캠프 제공

전통적으로 보수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부산 남구에서 4년 만에 복귀를 시도하는 더불어민주당 박재범 전 구청장과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의 지지를 등에 업은 김광명 시의원이 맞붙게 됐다. 현직 구청장인 오은택 남구청장이 당내 공천 경쟁에서 낙마하는 이변이 벌어지면서, 오 구청장의 지지층을 김 의원이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가 본선 판세의 변수로 떠올랐다.

27일 오전 <부산일보> 취재진이 찾은 남구 대연동 UN조각공원 일대에는 등교에 나선 학생과 학부모, 산책을 나온 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이 오갔다. 주민들이 바라는 점은 저마다 달랐지만, 6.3 지방선거에서 남구를 바꿀 후보를 뽑겠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남구에서 40년 가까이 살았다는 박영희(62) 씨는 “남구는 해운대부터 서면, 영도 등 부산 주요 지역을 한 번에 오갈 수 있는 교통 중심지인 만큼 차량 정체가 심한 곳도 많다”며 “20년 넘도록 삽도 뜨지 못한 제3황령터널을 빨리 착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을 뽑겠다”고 말했다.

대연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40대 정수희 씨는 “요즘 대학 상권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는데 그나마 사람이 많은 부경대·경성대도 언제 같은 상황을 맞이할 줄 모른다”며 “이에 대한 대책이 공약으로 추가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구청장이 여러 차례 바뀌는 동안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아쉽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40대 학부모 서주연 씨는 “아이들이 등교할 때 지나는 대연천과 산책을 위해 걷는 용호천 악취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며 “새로운 구청장이 오더라도 지역 현안이 해소되지 않을 것 같아 누구를 뽑아야 할지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 현직 구청장 대신 새 인물 내세운 국힘

국민의힘 남구청장 후보로 출마한 김 예비후보는 부산시의회에서 8대와 9대에 걸쳐 재선을 지낸 현역 시의원이다. 김 후보는 지난 2월 일찌감치 의원직에서 물러나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뛰어들었다. 현직 남구청장인 오 청장이 재선 도전을 시사했지만, 공천 경쟁을 벌인 끝에 공천 티켓을 거머쥐었다.

다른 지역구에서 현직 단체장이 대부분 공천 경쟁에서 승리한 것과 달리, 남구는 이례적으로 현직 단체장이 공천 배제(컷오프)되면서 주목받았다. 공천 과정에서는 당협위원장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과의 불화설이 불거진 데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가 오 청장을 대상으로 직권남용·갑질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불리한 여론이 조성됐다. 오 청장은 “관련 의혹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고 법령과 절차에 따른 적법한 행정이었다”고 강조했지만, 결국 공천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오 청장은 당의 공천 배제 결정 직후 심사 결과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김 후보는 출마 선언 현장에서부터 박 의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본선행을 확정했다. 박 의원은 자신의 SNS에서 김 후보의 선거 운동 관련 게시글을 공유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김 후보는 구의원과 시의원을 모두 거친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신뢰 행정’을 전면에 내걸었다. 공약으로는 △부산항선 트램 추진 지원 △용호동 금융자사고 설립 △유엔기념공원 평화·문화벨트 조성 등을 제시했다.

상대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박재범 예비후보의 음주운전 전과를 겨냥해서는 “저는 14년 동안 구의원·시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하며 전과는 물론 논란과 잡음이 없는 깨끗한 후보”라며 “음주운전 등 전과와 고소·고발, 각종 의혹이 전혀 없는 청렴결백한 의정활동으로 구민 전체의 신뢰를 받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 4년 만에 귀환 노리는 전직 구청장

더불어민주당 박재범 예비후보는 남구에서 민선 7기 구청장을 지낸 경력을 앞세워 4년 만에 남구청장 자리에 도전한다.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에서 부원장을 역임하고, 당 기본사회위원회 정책부단장 등을 맡아 각종 정책을 설계한 경험도 내세우는 모습이다. 박 전 구청장은 지난 총선에서 부산 남갑 국회의원에 도전했다가 선거구가 하나로 통합되면서 박재호 전 의원에게 양보하고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후 지역 밭을 갈며 재도전 기회를 기다렸다.

공약으로는 △50조 원 규모 동남권투자공사 유치 △오륙도선 트램 전략적 재추진 및 완공 △청년기본소득 지급 등을 제시했다.

박 후보는 전직 구청장으로서의 행정 경험과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여권 강세 분위기를 등에 업고 선거를 치르려는 모습이다. 박 후보는 “구청장 시절, 92.3%라는 압도적인 공약 이행률을 기록하며 약속을 지키는 유능함을 숫자로 증명했다”며 “각종 정책을 직접 설계해 온 저만이, 중앙의 예산과 정책을 남구의 성과로 연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대 후보인 김 후보를 겨냥해서는 “저는 이미 검증된 행정력과 중앙정부와 즉시 소통 가능한 실전 네트워크가 있다”며 힘 있는 여당 구청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 전통 보수 지역 남구…변화 바람 불까

남구는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서도 보수 색채가 강한 곳으로 꼽힌다. 용호동·대연동의 대단지 아파트를 필두로 한 부촌·중산층 거주지를 주축으로 보수 유권자들이 밀집해 있다. 그러면서도 고등학교와 대학교가 밀집한 청년층 인구, 금융단지로 탈바꿈한 문현동, 원도심 성격이 짙은 용당동·감만동이 공존해 다양한 유권자층이 혼재하는 곳이기도 하다.

역대 선거 득표율을 보면 남구는 뚜렷한 보수 우위 지역이다. 2022년 8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57.92%를 득표해 민주당(42.07%)을 15%p 이상 앞질렀고, 2024년 22대 총선에서도 국민의힘 54.4% 대 민주당 45.59%로 보수세가 우위를 보였다. 지난해 21대 대선에서도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51.88%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39.44%)를 10%p 이상 앞선 곳이다. 재선 의원인 박수영 의원이 현역으로 뛰고 있는 만큼 부산 수영구, 해운대구 등과 같은 보수 지지층 강세로 꼽힌다.

다만 2018년 7회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48.0%로 국민의힘(38.7%)을 앞서며 한 차례 역전을 경험한 지역이기도 하다. 당시 민주당 우세 분위기가 남구까지 파고들며 박 후보가 구청장에 당선됐다. 최근 전국적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우세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2018년 당시처럼 남구까지 파고들 수 있는지가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다.

여기에 오 청장의 공천 탈락도 변수로 더해졌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던 오 청장이 공천 문턱에서 낙마하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본선 경쟁력을 검증받지 못한 후보가 전면에 나서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때문에 현역 프리미엄을 지닌 오 청장의 낙마로 박 후보가 오히려 유리한 구도가 됐다는 평가도 나오는 상황이다. 보수세가 강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곳이지만 공천 과정의 파열음이 어느 정도 표심에 영향을 미칠지가 선거의 변수로 거론된다.

부산언론인연합회 의뢰로 이너텍시스템즈가 지난 3월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부산 남구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8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가상대결(무선 가상번호 79%, 유선 RDD 2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4%P, 응답률은 3.8%)에서 박재범 44.8%, 김광명 37.8%로 7.0%P 격차를 보였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오 청장을 지지하던 지지층이 얼마나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지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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