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울경 시도지사 권력 분점, 협치와 통합이 가야 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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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엇갈린 결과, 양보·타협하라는 주문
취임 즉시 협의체 구성, 광역 협력 나서야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김상욱 당선인, 국민의힘 박완수 당선인. 연합뉴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김상욱 당선인, 국민의힘 박완수 당선인.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결과 부울경의 정치 지형은 엇갈렸다. 지역 유권자들은 부산시장과 울산시장으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김상욱 당선인을 선택했고, 경남도지사에는 재선에 도전한 국민의힘 박완수 당선인을 뽑았다. 부울경의 상생 협력만이 지방 소멸의 시계를 되돌릴 성장 모멘텀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로 나뉜 구도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게 사실이다. 북극항로, 원전·SRM, AI(인공지능)·반도체, 미 해군 MRO 수요에 대응하는 조선 협력, 교통망 등에서 부울경의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따라서 당선인들의 어깨가 무겁다. 오만과 독주가 아닌 견제와 균형을 통해 협치에 나서라는 유권자의 명령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동남권 상생 흐름은 일관됐지만 갈지자 행보를 보인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7회 지선(2018년) 때 민주당이 지방 권력을 석권한 뒤 특별지자체 형태의 메가시티 설립이 합의되고, 세 광역의회에서 규약안이 의결되면서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하지만 8회 지선(2022년)에서 국힘이 세 곳 모두 탈환하자 메가시티는 없던 일이 됐다. 올해도 행정통합은 첨예한 이슈였다. 국힘이 경제동맹을 강화하면서 주민투표를 거치자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메가시티 복원을 통한 신속한 통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표현만 다를 뿐 경제권 통합의 대의와 방향에는 공통분모가 있다. 지역의 미래로 가는 로드맵 도출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새로 출범하는 부울경 행정 권력은 여야로 나뉜 탓에 서로 양보하면서 타협해야만 성과를 낼 수 있다. 어쩌면 부울경 일당 독점 구조를 깨뜨린 것 자체가 민심의 묘수일지도 모른다. 특정 정당이 지방 권력을 독점해서 일방주의로 흐르면 지역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집단 학습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게다가 협치를 통해 결정된 현안은 다음 선거로 시도지사가 바뀌어도 계속 유지될 수 있는 정당성까지 얻는다. 그러니 메가시티냐, 행정통합이냐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세 당선인이 선거용 구호를 내려놓고 부울경 공동 발전 전략을 마련하는 데 힘을 모으는 것이다.

전재수·박완수·김상욱 당선인은 취임 직후 공동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상대 정당 소속 시도지사 시절 운영했던 논의 구조를 고집하기보다, 현안 해결에 가장 효율적인 협치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부산의 항만과 해양수도 기능, 울산의 제조·에너지 전환 역량, 경남의 조선·방산·원전·항공우주 기반 등 각자의 강점을 살려 상생할 수 있는 공동 로드맵을 도출해야 한다. 지금 부울경이 상생 협치에 실패하면 수도권 블랙홀 현상 탈피는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절실한 각오가 필요하다. 선거로 세 지역의 정치색은 달라졌지만, 지역의 미래까지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권력 분점 시대에 필요한 것은 진영 논리가 아니라 협치와 통합의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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