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동혁 대표 물러나고 보수 대대적 혁신해야 희망 있다
오세훈·한동훈을 뽑은 표심의 요구
"건전한 견제 세력 재건을 서두르라"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4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노태악 위원장과 면담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 어느 선거 때보다 강력했던 6·3 선거의 피날레가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피날레의 주인공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다. 두 후보는 개표 초반에만 하더라도 상대 후보에게 엄청나게 뒤져 보였으나 막판 살얼음 경쟁 끝에 역전 드라마를 썼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개표 결과와는 별개로 두 후보가 강력하게 교집합을 구성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장동혁 당 대표로 상징되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선명한 선을 긋거나 대결 구도를 형성하면서 이번 선거에 임했다는 점이다. 그런 열악한 상황을 딛고 거둔 두 사람의 승리는 민주당과 국힘 모두에 커다란 의미를 던진다.
단기필마식 선거를 치른 두 사람의 당선은 우선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 유권자들이 던진 견제 심리로 해석할 수 있다. 총론적으로는 민주당이 국회와 행정부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석권하면서 발생할 과도한 권력 집중에 대한 견제 심리를 들 수 있다. 이를 한꺼풀 더 깊이 들어가 각론으로 살펴 본다면 공소취소 등 위헌 논란을 아랑곳하지 않는 여권의 오만에 대한 견제 심리까지도 감지된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급등과 세금 논란 등에 대한 반발과 견제 심리도 보태졌다는 분석이다. 독주와 오만을 용납하지 않는 유권자들의 견제 심리는 이제 선거의 상수가 돼 가는 듯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당선은 민주당보다 국힘에 훨씬 더 큰 의미를 던진다. 범야권에서 반 장동혁 노선이 선거 승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당선되고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낙선한 것은 그 노선의 차이였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국힘 후보를 찍으면 혹시라도 장동혁 대표를 도와주는 꼴이 될까 노심초사한 표심의 도도한 흐름이라 볼 수 있다. 두 사람의 당선으로 장 대표 체제는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윤 어게인’ 세력을 등에 업은 채 비상계엄과 탄핵에 대한 처절한 반성을 외면하는 행태로는 상식적인 당 재건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라 할 수 있어서다.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강력하게 내보인 표심은 독주와 오만에 대한 경고와 이를 실제로 견제할 수 있는 세력 재건에 대한 요청이다. 오세훈과 한동훈이라는 인물의 당선이 범야권 차기 대선주자급의 부상보다 견제 세력 재건 가능성이라는 데 더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 이유다. 이를 두고 특정 진영이나 정당에 대한 단순한 지지로 폄하하는 것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곡해하는 것이다. 삼권분립을 통한 견제가 없는 체계가 반헌법적인 것과 마찬가지로 건전한 견제 세력이 없는 정치는 반민주적일 수밖에 없다. 건전한 견제 세력의 재건을 바라는 표심을 읽었다면 국힘 장 대표는 스스로 거취를 빨리 결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