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개표소 봉쇄' 밤샘 시위 속에 구호 놓고 내부 갈등도 불거져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출입구 앞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 참가자들이 지난 7일 밤 서울 송파구 개표소였던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 모여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잠실 개표소 봉쇄'로 지속되는 가운데, 참가자 사이에 구호를 놓고 갈등도 불거지는 양상이다.
8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개표소 봉쇄' 나흘차인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950여명이 재선거를 요구하며 시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자정께(8000여명)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규모다. 경찰 비공식 추산 시위 참가자 수는 전날 낮 12시 3000명에서 꾸준히 늘어 오후 6시 2만명까지 불어났다가 밤이 되면서 점차 감소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경찰의 월요일 오전 강제 해산 가능성이 거론되자 투표함 반출을 막겠다며 밤샘 집회를 하며 개표장인 경기장 출입구 10곳을 봉쇄하고 있으나 전날보다 구호 소리도 줄어들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오전 10시 30 기준 올림픽공원 내 실시간 인구는 8000∼8500명으로, 60대 이상(24.5%)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주말 내내 20대가 30% 안팎으로 최다 연령층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시위 참가자 상당수가 주말이 지나면서 학교와 직장에 복귀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날 자정께 올림픽공원 내 실시간 인구는 9000∼9500명이었으며, 20대(33.0%)와 30대(22.2%)가 절반 이상이었다. 시위를 통솔하는 주최자가 없는 만큼 집회 분위기는 시간대에 따라 참가자 규모와 연령 구성이 변하며 양상도 달라졌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 티켓박스에 재선거를 요구하는 메시지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주말 동안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책임 규명과 재선거 요구가 주를 이뤘으나, 저녁 들어 일부 참가자들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기성 정치세력을 배제하자며 '재선거'로 통일했던 구호도 강성보수 단체가 주장하는 '부정선거' 등으로 분화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사전투표 폐지', '수개표 실시'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었고, 특정 정당이나 전·현직 정치인을 언급하기도 했다. "재선거만 외쳐달라", "태극기만 흔들어달라"고 적힌 시위 벽보는 굵은 펜으로 "부정선거 구호 가능", "성조기 가능" 등의 문구로 덧씌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참가자들이 '재선거'만 외쳐야 한다는 참가자들을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이라고 몰아세우는 등 실랑이가 벌어지며 폭행 신고도 접수됐다. 또 '부정선거 사형'이라고 적힌 깃발을 든 참가자를 향해 일부 참가자들이 집회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철거를 요구하면서 언쟁이 발생해 112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56·본명 전유관) 씨도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피켓을 들고 현장 곳곳을 누비며 참가자들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기동대 6개 중대 등 350명 가량을 배치해 돌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