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운항 기준 만드는 IMO 취약한 생태계 고려해 ‘특별 관리’[알고 가자, 북극항로]
[알고 가자, 북극항로] ⑥ 국제해사기구
영국 런던에 소재한 국제해사기구(IMO) 전경. 부산일보DB
북극항로 운항은 다른 바다 항로와 마찬가지로, 선박의 구조, 안전 규정, 환경 보호 조치 등 실제 운항 기준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 이 같은 운항 기준을 만들고 직접적으로 제약을 가하는 국제기구라면 단연 국제해사기구(IMO)와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를 꼽을 수 있다. 두 기구는 북극항로 운항에 있어 각각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적 강제 기준’과 ‘환경·정책적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는 핵심 기관이다. 이번에는 IMO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본다.
유엔(UN) 산하 기구인 IMO는 1948년 미국, 영국을 비롯한 12개국이 스위스의 제네바에서 모여 조약을 채택, 1958년에 발효됐다. 본부는 런던에 있으며 우리나라는 1961년, 북한은 1986년에 가입했다.
IMO는 국제해운의 안전, 항행의 능률화와 각종 제한의 철폐이며 해운문제의 심의, 정보교환, 조약의 작성이나 권고 등을 임무로 하고 있다.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은 물론이고 수에즈 운하, 파나마 운하, 말라카 해협 등 전 세계 배가 다니는 모든 길에 국적을 불문하고 ‘국제선박’ 타이틀을 단 모든 배가 예외 없이 IMO의 법을 지켜야 한다.
특히 북극항로를 지나는 모든 선박이 의무적으로 지켜야 하는 국제법적 기준을 직접 만든다. 배를 어떻게 짓고, 어떤 연료를 쓰며, 선원이 어떤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지 규제하는데, 이 중에서도 IMO가 제정한 극지해역 운항 안전·환경 규정인 ‘극지코드’(Polar Code)는 북극항로 운항의 필수 증서다. 선박 설계 단계부터 극지운항온도 설정을 요구하며, 이를 충족해야만 극지선박인증서(Polar Ship Certificate)를 받을 수 있다.
IMO는 또 오는 2050년까지 국제 해운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넷제로(Net-Zero)’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더욱이 북극해는 온난화와 빙하 오염에 취약해, 배출가스 규제뿐만 아니라 선박 폐수 배출 제한, 저황유 및 친환경 대체 연료(암모니아, 바이오연료 등) 사용 기준 등을 IMO가 직접 주도해 재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북극항로를 이야기할 때마다 IMO가 계속 등장하는 이유는 북극해가 기준이 가장 까다로운 ‘끝판왕’ 구역이기 때문이다. IMO가 전 세계 바다에 기본법(SOLAS, MARPOL 등)을 적용하긴 하지만, 북극해와 남극해는 얼음(빙하)이라는 물리적 위험과 한 번 오염되면 회복이 불가능한 취약한 생태계라는 특수성이 있으므로, 일반 규정보다 한층 더 혹독하고 정밀한 특별법이 요구된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