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 상황 악화에 우려 커진 항공업계…항공사 수익 감소, 항공권 가격 인상
중동 긴장 고조되면서 항공유 불안 다시 높아져
종전 기대감에 랠리하던 항공사 주가 하락 반전
인천국제공항 계류장 모습. 연합뉴스
이란전쟁 상황이 다시 악화되면서 항공업계의 실적 전망이 흐려지고 있다. 항공업계 수익 전망이 이미 반토막 난 상태에서 전쟁 장기화는 항공사와 승객 모두에게 부담이 될 전망이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된 지난 10일(현지 시간) 국제유가는 상승했고 주요 항공사 주가는 하락했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3.10달러로 전장 대비 1.80%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90.03달러로 전장보다 2.07% 상승했다.
반면 최근 상승 랠리를 이어가던 미국 델타항공의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5.1% 하락했다. 자체 정유소를 보유하고 있어 유가 충격에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인 델타항공은 지난 9일 주당 83.83달러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자 곧바로 하락 반전했다. 11일 국내 증시에서도 대한항공 주가가 전일 대비 2.55% 하락했다.
항공업계에서는 고유가 장기화로 항공사 파산에 대한 공포가 커진 상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윌리 월시 사무총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연례 총회에서 “일부 항공사가 고유가 대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항공사 파산이나 인수합병 가능성을 언급했다. IATA는 올해 항공업계 순이익도 기존 전망치의 절반으로 조정해 발표했다. 또 항공사들이 올해 부담할 연료비는 지난해에 비해 40%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 항공유 가격은 호르무즈해협 봉쇄 이전에 비해 급등한 상태지만 앞으로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이란이 홍해 봉쇄라는 극단적인 전략을 펼 경우 항공유 공급 충격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유럽 지역의 경우 현재 홍해를 통해 다량의 항공유를 공급받고 있다.
로이터는 유조선 동향을 분석하는 보르텍사-크플러(Vortexa and Kpler) 데이터를 인용해 사우디아리비아가 유럽에 수출하는 항공유 물량이 이란전쟁 이전보다 더 많다고 지난 9일 보도했다. 사우디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물류 우회 전략으로 서부 홍해 연안의 얀부항을 통해 항공유를 수출하면서 유럽 항공사들의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만약 홍해를 통한 운송이 막힐 경우 항공유 가격은 한 단계 더 상승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항공사들의 고유가 부담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BS 등 미국 언론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항공권 가격과 부가 서비스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항공사 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형항공사(FSC)의 경우 고유가에도 버티는 수요가 있지만 저비용항공사(LCC)는 수요가 크게 줄어든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은 11일 보고서를 통해 “(이란)전쟁 이후 항공사 간의 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고, 특히 대한항공이 유리해지는 국면”이라며 “대한항공 위주의 항공시장 재편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