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찰, 민생범죄 성과 홍보 ‘과대 포장’ 논란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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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 범죄 대응 실적 발표
“보이스피싱·불법사금융 등 성과”
검거 수치만 강조한 전시 행정 비판
치안 역량 강화·본연 업무 충실을

부산경찰청 건물 전경 부산경찰청 건물 전경

부산경찰이 민생범죄 대응 성과를 발표하며 실적을 과대 포장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피의자 도주와 경찰관 총기사고 등으로 잇따라 구설에 오른 만큼, 부산경찰이 조직 기강 확립과 기본 치안 역량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경찰청은 11일 “올해 민생범죄에 총력 대응한 결과 주요 범죄 사범 검거 지표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부산경찰은 우선 보이스피싱의 경우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744명을 검거하고 6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검거·구속 인원이 각각 15.9%, 91.7% 늘었다.

불법 사금융 범죄 또한 △검거 건수 252.3%(111건→391건) △검거 인원 16.9%(142명→166명) △구속 인원 325%(4명→17명) 모두 증가했다. 아울러 경찰은 마약 사범 545명을 검거하고, 이 중 117명을 구속했다. 이 밖에도 부산경찰은 △조직범죄 80명 검거(17.6% 증가) △해외범죄자 송환 63명(300% 증가) △가짜뉴스 유포자 5명 검거 등의 성과를 내세웠다.


하지만 부산경찰의 이번 실적 발표가 증가 폭만 강조해 수치 이면의 실상을 가리는 ‘착시 효과’를 낳고 있다는 견해가 있다.

특히 보이스피싱 사범 검거에서 두드러진다. 대부분의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은 총책-관리책-실행책-자금세탁·회수책 등의 역할로 세분화된다. 이중에 조직을 만든 뒤 범행 전체를 기획하고, 수익 배분과 도주·은폐까지 통제하는 총책의 검거 여부가 수사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다. 하지만 부산경찰이 올해 검거한 보이스피싱 사범 중 총책은 4명, 관리책 17명뿐이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총책을 잡아들이지 않는 이상 조직은 살아 있으며, 얼마든지 하부 조직원을 바꿔서 계속 활개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범죄를 두둔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보이스피싱 범죄단의 유혹에 속아 알바로 알고 뛰어든 사람도 부지기수다”라며 “경찰 수사가 구치소 과밀에만 일조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죄단이 점조직 형태이고 텔레그램 등으로 은밀하게 소통한다”며 “총책 검거에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불법 사금융 피의자 검거와 해외범죄자 송환 성과도 도마에 올랐다. 경찰이 불법 사금융 업자를 검거한 사건의 증가 폭은 무려 250%를 넘어서지만, 검거 인원 수 증가는 16.9%에 불과하다. 이는 동일 피의자가 여러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한 경우 사건이 개별 건수로 집계되기 때문이다. 300% 증가한 해외범죄자 송환 실적의 경우 63명 가운데 49명이 ‘캄보디아 노쇼 사기’ 조직원이다. 전체 실적의 대부분이 단일 사건에서 나왔는데, 단순 증가율만으로 국제공조 수사 역량 전반이 향상됐다고 평가하기는 부족함이 크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발표한 수치는 모두 실제 검거·구속 실적을 바탕으로 한 공식 통계"라며 "검거하지 않은 인원을 성과로 부풀리거나 임의로 수치를 가공한 것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잇단 불미스러운 일로 곤욕을 치른 부산경찰이 조직 기강 다잡기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경찰은 지난달 29일 청소년 성매수 혐의로 구속된 20대 남성을 수영구의 한 병원에서 놓쳐 14시간여 만에 붙잡았다. 현재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감찰 중이다. 앞서 같은달 10일 모 지구대 소속 경찰관이 순찰차 안에서 총기 사고를 일으켜 역시 감찰이 진행되고 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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