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AI 시대 실리콘 캐패시터 점유율 확대”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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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수요 폭증…성능·안정성↑
두께 얇고 고온·고전압 대응력 우수
시장 규모, 올해 23억불→5년뒤 32억불


삼성전기 김원기 실리콘캐패시터 개발 그룹장이 지난 11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실리콘 캐패시터에 대한 이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삼성전기 제공 삼성전기 김원기 실리콘캐패시터 개발 그룹장이 지난 11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실리콘 캐패시터에 대한 이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삼성전기 제공

삼성전기는 최근 글로벌 대형 기업과 체결한 공급 계약을 발판 삼아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전자부품인 ‘실리콘 캐패시터(실리콘 콘덴서·시캡)’ 라인업을 확장하고, 시장 점유율을 본격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기 김원기 실리콘 캐패시터 그룹장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실리콘 캐패시터에 대한 이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실리콘 캐패시터를 활용한 전력 안정화 솔루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고용량·다기능 제품군을 확장해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캐패시터는 전자제품 안에서 전기를 잠깐 저장했다가 반도체가 필요로 할 때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물탱크 역할을 하는 필수 부품이다. 의도치 않은 전기 신호 간섭인 ‘노이즈’를 걸러 오동작을 막아 주기도 한다.

실리콘 캐피시터는 실리콘 웨이퍼에 얇은 유전체(절연체)와 전극층을 증착해 만드는 만큼 두께가 최소 약 40µm(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정도로 얇다. 이 덕분에 반도체 패키지 내부나 칩 아래에 탑재할 수 있다.

삼성전기 ‘실리콘 캐패시터’ 목업(실물 모형).삼성전기 제공 삼성전기 ‘실리콘 캐패시터’ 목업(실물 모형).삼성전기 제공

이전에는 금속·세라믹판을 쌓아 만드는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가 대표적이었지만 최근 AI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가 폭증하면서 이들 고밀도 전자장치의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실리콘 캐패시터가 주목받고 있다.

AI 반도체는 일반 반도체 대비 전력 소모가 크고 순간적인 전력 변화의 폭도 크다. 특히 GPU(그래픽처리장치),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이 탑재되는 AI 서버용 패키지는 고집적·대면적 구조로 설계되기 때문에, 반도체 칩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부품과 기술이 핵심 경쟁력이 된다.

삼성전기는 D램 반도체 제조에 활용되던 ISC 공정을 실리콘 캐패시터에 적용했다. 실리콘 웨이퍼를 깊게 파내 표면적을 극대화하고, 그 안에 유전체와 전극을 형성해 작은 면적에서 높은 전기 용량을 실현하는 방식이다.

삼성전기 ‘실리콘 캐패시터’ 구조.삼성전기 제공 삼성전기 ‘실리콘 캐패시터’ 구조.삼성전기 제공

향후 실리콘 캐패시터 시장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함께 급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모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올해 23억 달러(약 3조 5000억 원)에서 2031년 32억 4000만 달러(약 5조 원)로 커질 것으로 관측됐다.

그간 이 시장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와 일본 무라타 등 소수 기업이 장악해 왔지만, 삼성전기는 과거 통신 모듈 등 사업을 통해 쌓은 반도체 공정 기술과 글로벌 2위인 MLCC 역량 등을 바탕으로 뒤집기 한판에 도전한다.

삼성전기는 2024년 말 실리콘 캐패시터 양산을 시작해 지난달 미국 빅테크 기업에 1조 5570억 원어치를 공급하는 첫 대규모 계약을 맺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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