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개혁 한목소리 낸 의원들…한동훈 "이 정도 무능은 부패"
이성권·범사련 공동주최…참정권 침해 공론화
이성권 "선거제도 뜯어 고쳐야"…재선거엔 선 그어
이 대통령 비판한 한동훈…"사과 않고 제3자 흉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과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 연 '참정권 피해사태와 선거제도 개혁 국회 토론회'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격려사하고 있다. 한 의원 오른쪽은 이 의원.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선거관리위원회 개혁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2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과 함께 ‘참정권 침해사태와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민의힘 주호영·김기현·박수영·정연욱·곽규택 의원, 김성태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무소속 한동훈 의원,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등이 참석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선거관리 체계 전반의 개혁을 촉구했다. 당초 참석이 예정됐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일정 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범사련 이갑산 회장은 선거 제도 개혁에 앞장섰던 공명선거 실천 시민운동의 역사를 거론하며 선관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회장은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언급하며 “이렇게 나태하고 무능한 선관위가 됐다. 참정권을 박탈당한 젊은이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좋은 대안을 내 잠실에서 태극기 흔들고 있는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만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성조기 드신 분들은 광화문으로 돌아가시라. 그래야 민의가 제대로 전달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이번 행사 취지에 대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해 선관위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고, 2030 세대를 중심으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광장의 분노와 목소리를 제도 정치권의 제도로 녹여내는 것이 국회의원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해 범사련과 공동 주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선거제도는 개선하되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연결되는 것을 철저하게 배격해야 한다”며 “유권자의 참정권이 침해당한 것을 회복시키는 것은 중요하지만, 정상적인 투표 행위와 참정권을 행사한 유권자의 참정권이 다시 박탈될 수 있는 전면적인 재선거를 주장하는 것 또한 현행 법률과 헌법에 맞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전면 재선거 주장과는 선을 그은 셈이다.
이어 “제도 정치권이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오늘 자리가 마련된 만큼,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이 함께 지혜를 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도 선관위 구조의 문제를 직접 짚었다. 그는 “중앙선관위는 대법관이 위원장을 하고 있는데, 재판 업무에 바빠서 어쩌다가 한 번씩 가서 얼굴 마담 역할 정도밖에 못 하는 상황이다. 선관위원도 상임선관위원 한 명 빼고는 전부 비상임이어서 회의 있을 때만 오는 사람들”이라며 “선관위를 확 뜯어고쳐서 국민들이 신뢰하는 조직으로 다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선관위의 무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 정도 무능은 부패다. 이 정도 무능은 차라리 뇌물을 받은 게 나을 뻔했다”며 “인력이 부족하고 열의가 부족한 건 아니다. 방향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이 발의한 법안을 거론하며 “감사원 감사를 반드시 받아야 하고, 선거 같은 대목일 때만 휴가를 내는 관행은 법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도 직접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정권이 마치 자기도 피해자고, 자기도 제3자인 것처럼 유체이탈하듯이 원포인트 개헌하자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 의원은 “만약 보수 정권이었다면 정권의 문제로 공격했을 것”이라며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은 이재명 대통령의 친구다. 사실상 중앙선관위를 운영하는 사무총장도 이재명 정권 출범 후에 새로 임명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여기에 숟가락 얹고 원포인트 개헌하자 이렇게 할 게 아니라, 이 사태에 대해서 가장 책임을 느끼고 반성하고 사과해야 될 사람”이라며 “이번 사태에서 보수 정치가 실력을 보여주고 유능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