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쉬운 캐나다 잠수함 수주 불발, K방산 도약 계기 삼자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나토 동맹 벽 막혀 60조 원 사업 고배
저력 입증했지만 외교력 강화 과제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부산일보DB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부산일보DB

최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전에서 한국이 고배를 마셨다. 우리 방위산업과 조선산업의 기술력을 세계에 입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 무척 아쉽다. 하지만 이미 K방산은 전차와 미사일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더욱이 이번 CPSP 수주전에서 한화오션은 프랑스 나발그룹, 스웨덴 사브, 스페인 나반티아 등 글로벌 주요 방산업체들을 제치고 최종 후보 자리까지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비록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우리 잠수함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을 세계에 입증했다는 분석이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6일(현지시간) CPSP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를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다목적 신형 디젤 잠수함을 최대 12척 도입하는 것이다. 캐나다 역사상 최대 규모 방산 구매 사업이다 보니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방산업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잠수함 계약 금액만 약 20조 원, 향후 30년간 유지·보수·정비(MRO)까지 포함하면 총 사업 규모가 최대 6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막판까지 TKMS와 경쟁했던 한화오션은 TKMS와 캐나다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자동적으로 우선협상 지위를 갖게 되지만 현재로서는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수주전은 민간 기업과 정부가 총력전에 나서는 국가 대항전 형태로 진행됐다. 한화오션은 캐나다에 75조 원 이상의 교역·투자와 연간 2만 5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약속한 데 이어 우리 정부도 수소 트럭 인프라 구축 등 수십억 달러 인센티브를 제안했다. TKMS와 독일도 현지 공급망 구축과 기술 이전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승부가 갈린 것은 독일과 캐나다가 나토 핵심 회원국이라는 점 때문이다. 성능 차이가 크지 않다면 동맹국을 우선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다. 이번 실패가 시사하는 점은 많다. 특히 국가 명운이 걸린 방산 분야 대규모 수주전의 경우 정부 외교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은 큰 교훈으로 남는다.

비록 나토 동맹의 벽에 막혀 수주에는 실패했지만 한화오션은 K방산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다. 캐나다도 한화오션이 자국 해군의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고 밝히는 등 수주전이 막판까지 초박빙이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수주 실패에 대한 책임 소재 공방을 벌이는 것이 아니다. 이번에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방산 분야에는 해당 국가와의 외교적 신뢰와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이 무척 중요하다는 점을 절감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외교력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K방산의 도약 토대를 다질 한층 치밀한 국가 전략 마련에 나서주길 기대한다.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