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상욱 시장 '울산 공론화 조례안' 부결시킨 시의회
여소야대 국면 첫 임시회서 알력 노출
독단·발목잡기 안 되도록 최선 다해야
1일 울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민선 9기 울산시장 취임식에서 김상욱 시장이 취임사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과 함께 핵심 시정 철학으로 ‘공론화’를 내세운 김상욱 울산시장의 행보가 첫발을 내딛는 단계에서부터 제동이 걸렸다. 정책 공론화 추진을 내용으로 하는 조례안이 울산시의회에서 부결됐기 때문이다. 김 시장 측은 이번 조례가 정책 결정 이전에 시민 숙의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제도로서 정책 수용성과 행정 신뢰성을 높이고 사회적 갈등을 줄이자는 취지라 설명했지만 시의회 문턱을 넘는 데에는 실패했다. 시의회는 울산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회가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뜻을 또다시 묻는 공론화 절차를 거치자는 것은 시의회를 협치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 행위라며 크게 반발하고 나선 모양새다.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16일 임시회를 열고 ‘울산시 공론화 추진에 관한 조례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명, 반대 4명으로 부결했다. 현재 행자위는 민주당 소속 위원 1명과 국민의힘 소속 위원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조례안은 시민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사회적 갈등이 예상되는 주요 정책을 추진하기 전에 공론화위원회와 시민참여단의 숙의를 거치고 그 결과를 시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김 시장은 취임 직후 울산도시철도 1호선(트램) 건설과 시민야구단 울산웨일스 운영 등 지역 현안에 대해 공론화로 결정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해당 사업을 염두에 둔 조례라는 평가가 많았다.
시의회의 이번 조례 부결을 놓고 벌써부터 정치적인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시의회의 다수석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김 시장이 민관협치 관련 기존 조례가 있음에도 공론화 관련 조례를 들고 나온 것은 전임 김두겸 시장의 주요 정책이었던 트램 건설과 시민야구단 운영 등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라고 비판한다. 반면 민주당은 공론화는 시민참여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방편인데도 시의회가 제동을 걸었다고 맞선다. 이런 와중에 이날 시의회에서는 감사청렴위원회와 노동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이 담긴 민선 9기 첫 조직개편안마저 심사가 보류돼 집행부와 시의회 사이의 주도권 싸움 양상으로까지 사태가 번졌다.
울산시와 시의회가 협치를 외면하고 삐걱거리는 것은 울산만이 아닌 동남권 전체의 불행이라 할 수 있다. 지역 발전을 넘어 광역 행정통합까지 울산이 맡아야 할 역할이 작지 않아서다. 알력이 독단적 행정이나 당리당략에 따른 발목잡기로 변질되지 않도록 울산시와 시의회가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2014년 경기도는 여소야대 상황을 사회통합부지사 도입과 연정 합의문 작성 등을 통해 슬기롭게 극복한 바 있다. 당시 도의회는 먼저 내민 도지사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김상욱 시장도 민관협치 관련 기존 조례 업그레이드로 방향을 트는 등 다가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시의회도 시장의 내민 손을 뿌리치지 않으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