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경 5km’ 원전 상생협력금에 둘로 쪼개진 기장군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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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합의로 주민 갈등 키워”
반경 밖 주민 배제에 반발 커져
사추위 “반경 5km 이내가 합당”
한수원 ‘자율 논의’ 개입 선 긋기

지난 24일 원전 반경 5km 바깥 마을 주민들의 집회 모습. 지난 24일 원전 반경 5km 바깥 마을 주민들의 집회 모습.
지난 24일 원전 반경 5km 이내 주민 단체의 상생협력사업 주민설명회 모습. 지난 24일 원전 반경 5km 이내 주민 단체의 상생협력사업 주민설명회 모습.

고리 2·3·4호기의 계속운전(설계 수명이 다한 노후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을 원만하게 추진하기 위해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이하 한수원 고리본부)가 인근 주민들에게 지원하는 상생협력금을 두고 주민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한수원과 상생협력금 규모를 합의하고 배분을 결정하는 주민 대표 단체에 원전 반경 5km 이내에 있는 마을만 참여하면서, 5km 밖 마을 주민들은 자신들이 부당하게 배제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고리 2·3·4호기 계속운전 일광읍현안대책위원회는 지난 24일 오후 부산 기장군 고리스포츠문화센터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고리 2·3·4호기 계속운전 장안읍주민대책위원회가 참여했다.

이들 단체는 “상생협력금 논의에서 원전 반경 5km 바깥 마을들이 배제됐다”며 “한수원에 상생협력금 공정한 절차와 정보 공개, 주민 참여를 요구하고 기장군의회에 즉각적인 행정사무조사 착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원전 반경 5km 바깥도 계속운전의 실질적 영향권에 들지만, 한수원이 5km 이내 마을만으로 구성된 단체를 협약 당사자로 인정해 문제가 빚어졌다고 지적한다. 한수원이 일부 주민 단체와 ‘깜깜이’로 상생협력금을 합의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 마을이 상생협력금 배분에서 배제되면서 주민 간 갈등을 키웠다는 것이다. 고리원전 반경 5km 바깥에는 일광읍과 장안읍 소재 마을 약 40개가 있다.

주민들은 이번 상생협력금 합의 규모를 4000억여 원으로 추정한다. 한수원 고리본부는 상생협력금의 규모를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 한빛(전남광주 영광군)과 한울(경북 울진군) 등 다른 지역에서도 상생협력금 논의를 앞두고 있다는 이유다.

반면 상생협력금 배분을 결정하는 고리원전 주변지역 상생협력사업 추진위원회(이사 사추위)는 5km 이내 마을을 중심으로 상생협력금이 배분되는 것이 합당하다고 맞선다.

현재 사추위에는 일광읍(6개)과 장안읍(15개) 내 총 21개 마을이 참여 중이다. 이들 마을 모두 원전 반경 5km 이내에 있다. 사추위는 24일 오후 3시 고리스포츠문화센터 내에서 상생협력사업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사추위 김명욱 사무국장은 “원전 반경 5km 이내 마을은 원전 저인구지대에 묶여 사실상 개발이 제한되는 등 지난 수십 년간 큰 피해를 보았다”며 “이들 마을을 중심으로 상생협력금을 배분하는 것이 취지에 부합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km 바깥 마을이더라도 사추위에 참여하면 상생협력금 배분에 대해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상생협력금을 지원하는 한수원 고리본부 측은 주민 간의 갈등 양상에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상생협력금은 법정 지원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원전 반경 5km 이내’라는 발주법 상 지원 기준이 적용되지 않고, 한수원이 아닌 사추위 내부 기준에 따라 배분이 이뤄진다는 입장이다.

한수원 고리본부 측은 “상생협력금의 지역 내 배분에 대해서는 주민 간 자율적으로 논의해 원만하게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배분 방식이나 기준, 금액 등에 한수원이 개입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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