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상견례서 전재수에 ‘숙제’ 쏟아낸 부산 의원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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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읍 “가덕 공사비 추석 전 결론 나야”
이헌승 범천 차량기지·백종헌 침례병원 당부
금융위 유치·양자센터·53사단 이전 요구도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이 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기관 2차 이전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부산으로 이전할 것을 촉구했다. 박수영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이 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기관 2차 이전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부산으로 이전할 것을 촉구했다. 박수영 의원실 제공

부산시와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9월 정기국회를 맞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내년도 국비 확보와 지역 현안을 논의했다. 6·3 지방선거 이후 전재수 부산시장과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이 처음 마주 앉은 자리에서 의원들은 가덕신공항 공사비 증액 문제 등 지역 현안에 대한 해결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는 부산 의원들이 전재수 부산시장을 향해 가덕신공항 건설 문제 등 지역 현안을 적극적으로 챙겨 줄 것을 요구했다. 지방선거 이후 전 시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처음 만난 자리인 만큼 이날 협의회에서는 의원들의 현안 요구가 잇따랐다.

먼저 김도읍 의원은 가덕신공항 공사비 문제를 파고들었다. 김 의원은 부산시가 앞서서 정부에 가덕신공항 관련 예산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의원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 등에게 가덕신공항 건설 사업의 신속한 추진과 지역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감안해 공사비 상승분을 반영해 줄 것을 요청한 사실을 소개했다.

김 의원은 “지금 현재 기획예산처는 공사비 증액이 국가계약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하고, 재정경제부는 총사업비 지침 개정으로 충분하다고 맞서고 있다”며 “제가 부처 관계자들을 만나 조속한 시일 내에 부처 간 협의를 마쳐 달라고 했다. 추석 전까지 결론이 날 수 있도록 부산시도 국무조정실을 포함해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전 시장은 “지침 개정 사항인지, 시행령 개정 사항인지 다시 정확히 확인해보겠다”며 “가덕신공항이 적기에 개항될 수 있도록 부산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헌승 의원은 범천 철도차량기지 이전 문제를 꺼냈다. 이 의원은 “정부에서 이전 고시는 됐지만 지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새로운 사업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기존에 확정된 사업이 차근차근 실행될 수 있게끔 잘 체크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국회에 표류 중인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에 대해서도 “시장님과 제가 공동대표 발의했고 부산 의원 18명이 전부 서명한 법안”이라며 “부산을 해양도시로 키우고 싶다면 이 법안이 꼭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정책위의장을 만나 대체 입법이든 보완 입법이든 의견을 나누겠다”고 답했다.

조경태 의원은 “사하구의 경우 재정이 거의 파탄 날 지경”이라며 예산 확보와 함께 사하·사상·북·강서 등 서부산 지역 인프라 투자를 요구했다. 이에 전 시장은 “동서격차 해소 의지는 결국 예산을 얼마만큼 반영하느냐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백종헌 의원은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문제를 꺼냈다. 백 의원은 박형준 전 부산시장이 공공병원화를 추진해왔던 점을 거론하며 “동부산의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침례병원 공공병원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던 건 알고 계시지 않나. 앞전에 이뤄졌던 기조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느냐”며 “의료 공백이 꼭 메워질 수 있도록 부지 매입 등 여러 조건들도 그대로 갖춰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전 시장은 “보건당국과 적극 협의해 전임 시장이 설계해 놓은 그대로 가고 있다”며 “백 의원이 복지위 간사로 있는 만큼 이 문제는 이번 기회에 꼭 매듭을 지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대식 의원은 돔 아레나 입지 재검토를 건의했다. 김 의원은 “K팝 공연을 할 수 있는 아레나 돔구장이 있으면 좋지만 꼭 북항 금싸라기 땅에다 해야 되겠느냐”며 “서부산에 약 5만~6만 평 규모의 서부산 농산물유통시장 부지가 있다. 가덕신공항이 들어오고 엄궁대교가 생기는 등 교통 여건이 좋아지는 만큼 이 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제안했다.

박수영 의원은 공공기관 2차 이전 과정에서 산업은행뿐만 아니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유치전을 주문했다. 박 의원은 “2차 공공기관 이전에 금융위와 금감원이 포함되면서 광주설, 전주설, 세종설이 나오고 있다”며 “금융위와 금감원이 서울을 떠난다면 제2금융중심지인 부산으로 오는 것이 마땅하다. 최근 금감원·금융위 노조에서도 이왕 가는 거 부산이 낫지 않냐는 얘기가 나오는 만큼 기회는 좋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을 포함한 부산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감원, 금융위를 부산에 유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미애 의원은 국립 양자혁신센터 설립을 포함한 센텀2지구 개발 적극 추진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국가 양자센싱 클러스터에 동남권 양자센싱 클러스터가 선정됐다. 선정된 것으로 그치면 안 되고 지금부터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아침에 시장님께 ‘센텀2 마스터플랜 2.0’ 정책제안서를 드렸다”며 “연내 클러스터 세부 추진계획에 센텀2지구를 동남권 양자센싱 산업화 플랫폼으로 명문화해야 한다. 그리고 시장 직속 TF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주진우 의원은 53사단 재배치 속도전을 요구했다. 주 의원은 “부산시가 국방부와 어렵게 상당한 진전을 이뤄놓은 상황이고 지금 MOU를 체결해야 하는 단계”라며 “신해운대역 배후부지가 발전하면 부산시 전체의 발전 동력이 될 수 있는 만큼 국방부와의 협의를 서둘러 달라”고 강조했다. 정동만 의원은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제와 관련해 “부산은 전력 자급률이 전국 최상위권인데 4개 권역 중 남부권 하나로 묶여 있는 것도 아쉽다”며 “지역 우대 지수를 활용한 세분화된 할인을 적용받도록 최종 발표 때까지 챙겨 달라”고 요구했다. 정성국 의원은 국토부 기본계획에 반영된 부전역 복합환승센터와 관련해 KTX 부전역 운행 방안의 진행 상황과 현실성을 따져 물었고, 박성훈 의원은 “전북 자산운용 중심지 지정으로 부산과 서울 두 축으로 금융중심지를 발전시키겠다는 정부 생각이 바뀌고 있다”며 금융중심지 지위 사수를 주문했다. 전 시장은 의원들의 현안 협조 요구에 하나하나 답변하며 지역 현안을 세세히 챙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 시장은 협의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전 시장은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4대 항만공사 통합론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하려고 보니 정부 입장이 안 정해졌더라”며 “4개 항만공사 중 제대로 굴러가고 돈을 버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곳은 부산항만공사(BPA)뿐이다. 실제 진행이 되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계 물류기업 UPS의 김해공항 국제특송시설 유치 추진 사실도 공개했다. 전 시장은 “국제특송 화물은 인천공항밖에 없는데 UPS가 김해공항에 국제특송 화물시설을 하겠다고 한다”며 “물류창고가 들어오면 고용 창출로 이어지는 만큼 전담팀을 붙여 세일즈를 하고 다닌다”고 밝혔다.

시정 운영에 대해서는 “박형준 전 시장 체제에서 일하던 직원들을 승진시키고, 과소국 평가를 받은 체육국도 그대로 존치해 전임 시장의 시정 방향을 무조건 뒤엎지 않는다”며 “재검토를 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누가 봐도 공정한 절차와 과정을 거칠 것이다. 연말까지 인사·조직·정책을 소프트 랜딩시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그동안 예산정책협의회는 부산시장과 부산시당위원장의 모두 발언 이후 비공개로 진행됐다. 반면 이날 협의회는 공개적으로 논의가 이뤄지면서 지역 현안과 국비 확보 방안 등을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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