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2호기 중수 실제 누설량 1311㎏…당초 발표의 5배”
경주환경운동연합, ‘한수원 내부 보고서’ 입수 공개
“중수 누설 감지기 설치 부적정…비상조치계획 미이행”
한수원 “사고 확인 즉시 보고·비상조치 후 교대차 철수”
“누설량 많았던건 후속조치 수행 시 인지상태서 누설 탓”
월성2호기 전경. 부산일보DB
2025년 9월 19일 월성2호기 중수 누출 사고 관련 한수원의 상세보고서(2026년 3월 20일) 14쪽 발췌본 사본. 경주환경운동연합 제공
지난해 9월 19일 계획예방정비 중인 월성원전 2호기(경북 경주시 소재)에서 발생한 중수 누설 사고와 관련, 사고로 인한 실제 중수 누설량이 당초 발표보다 5배 가량 많았고 일부는 외부로 누출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현재 가압중수로형(CANDU) 원전인 월성 2호기는 중수 누출 사고와는 별개로 배관 지지대 불량 시공 문제로 10개월째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며, 올해 11월 1일이면 30년 설계수명이 종료된다.
사고 당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중수 누설량이 256kg이고 외부 누출은 없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경주환경운동연합은 30일 자체 입수한 ‘월성2호기 중수 누설 사고’ 관련 ‘한수원 상세보고서’를 공개하며 사고 규모가 축소 발표됐다고 주장했다.
한수원 상세보고서에는 중수가 연속적으로 누설돼 총 누설량이 1311.15kg이고, 이 가운데 5.14kg이 외부로 누출됐다고 기록돼 있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은 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중수 누설감지기가 집수조 바닥에서 11cm 높이에 설치돼야 함에도 실제로는 83cm 높이에 설치됐고, 이 때문에 중수 누설을 조기에 감지하지 못해 사고가 더욱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작업자가 비상조치계획서에 따른 누설 여부 확인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고, 밸브 누설을 수년간 방치했으며, 일부 밸브에서는 여전히 누설되고 있음에도 정비하지 못했다고 경주환경운동연합은 지적했다.
중수는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와 산소 분자의 결합을 통해 만든 인공적인 물로 원자로 냉각재나 감속재로 사용된다. 원전에 사용된 중수는 방사성 물질이 포함될 수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앞서 지난해 9월 19일 월성원전 2호기 감속재 정화계통에서 중수가 누설됐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은 "총누설량과 외부 누출 사실이 사실상 은폐되면서 사고 규모가 축소됐다"며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월성 2호기를 하루빨리 폐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관계자는 “보고서 내용은 사실이 맞지만, 사고 조사 내용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홈페이지 ‘원전사고’고장현황’에도 이미 공개돼 있다”며 “사고 당시에 확인한 누설량과 추후 조사로 확인한 누설량이 달랐다"고 해명했다.
2025년 9월 19일 월성2호기 중수 누출 사고 관련 한수원 상세보고서(2026년 3월 20일) 21쪽 발췌본 사본. 경주환경운동연합 제공
이와 관련, 한수원은 설명자료를 내고 “기준치 초과(265kg) 즉시 규제기관에 초기 구두보고했으며, 보고와 동시에 전량 회수했다. 이후 누설차단을 위한 현장조치 수행 중에 발생한 추가 누설량까지 최종적으로 산정해 규제기관에 보고했다”며 “중수 누설량은 안전협의회(2025년 10월 22일)에 사건조사 중에 1차 보고했으며, 사건 조사 완료 후 안전협의회(2026년 4월 15일)와 경주시 환경감시위원회(2026년 4월 22일)에 최종 보고했다. 최종 보고자료에는 외부 누설량과 방사선 영향평가 결과를 함께 보고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또 “해당 누설감지기는 사고조치 과정에 설계도면과 일치하게 재설치했다. 다만, 누설량이 초기 보고에 대비해 많았던 것은 정비 과정 중 후속조치를 추가로 수행하면서 인지 상태에서 누설된 것으로, 감지기의 설치 오류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작업자가 비상조치계획 따르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볼트 조임 등 정비측면의 비상조치를 수행했고, 중수누설이 더 이상 없음을 확인한 후 작업방법에 대한 전반적 재검토를 위해 작업자들은 현장에서 철수했다. 이후 운전측면의 조치계획에 따라 발전교대부서에서 작업장소의 누설여부와 감속재 중수 수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KINS는 홈페이지 ‘원전사고’고장현황’에 공개한 ‘월성2호기 감속재정화계통 필터 상부 덮개를 통한 중수누설(2025년 9월 19일)’에서 “보조건물 내부로 누설된 중수는 총 1311.15kg으로 평가됐다. 이 중 약 1306.01kg이 회수됐으며, 건물 외부로 배출된 중수는 약 5.14kg로 평가됐다”며 “누설로 인한 방사선영향을 검토한 결과, 외부로 배출된 중수에 포함된 삼중수소의 양은 1.52×1012Bq(베크렐)로 연간배출한도(1.80×1015Bq)의 약 0.08 % 수준이며, 이에 따른 예상 주민피폭선량은 일반인 연간선량한도인 1mSv(마이크로시버트))에 비해 미미한 수준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