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뇨·잔뇨감·배뇨통…덥고 습할 때 감염 위험 더 커져
방광염
대장균이 원인균 80% 차지
완경 후 재발성 방광염 흔해
물 많이 마시기 치료에 도움
방광암은 ‘무통증 혈뇨’ 증상
소변 참으면 방광 기능 손상
부산성모병원 비뇨의학과 이준택 주임과장은 “방광염으로 인한 절박뇨는 괜찮다가 갑자기 배뇨통 등을 동반한 증상으로 나타나고, 노화로 인한 요실금은 소변이 마려운 생각이 들면 화장실에 가기 전 조절이 안되는 증상이 주로 나타나 임상적으로 구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부산성모병원 제공
방광염은 요로계에 세균이 침투해 방광 내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비뇨의학과 등 통계를 보면 7~8월 여름철의 방광염 환자 수가 겨울철에 비해 약 10~20%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여성 환자 비율 월등히 높아
부산성모병원 비뇨의학과 이준택 주임과장은 여름철 방광염 환자가 증가에 대해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더위로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 수분이 빠져나가 소변량이 줄고 농축된다. 이때 소변이 방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세균 감염 위험도 커진다. 이 과장은 “물놀이 후 젖은 수영복을 오래 입고 있는 것도 요도 부위를 습하게 만들어 세균 증식을 촉진하는 큰 원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방광염은 급성과 만성이 있고, 요로계 구조와 기능 이상 여부에 따라 단순과 복합성으로 나뉜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방광염은 ‘단순 급성 방광염’이다. 방광염의 가장 흔한 원인균은 장내세균인 대장균으로, 방광염 발생의 80%를 차지한다. 2024년 진료비 통계 지표에 따르면 여성 환자의 비율이 93.8%로 월등히 높다. 여성은 요도 길이가 약 3~4cm로 남성에 비해 훨씬 짧고, 요도 입구가 질·항문과 가까워 장내세균이 요도로 이동하기 쉽다.
이 과장은 “방광염은 부인과 질환·완경과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세균성 질염 등으로 질 내 정상 균무리가 깨지면 해로운 균이 늘어나 요도로 침투한다. 과민성 방광이나 요실금, 방광탈출증 등 여성 질환도 영향을 준다. 완경 이후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하면서 질·요도 점막이 얇아지고 건조해지는 것도 원인이다. 이 과장은 “세균 침투를 막아주던 유익한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가 줄어들고 점막의 방어력이 떨어져 완경 후 여성에게서 재발성 방광염이 흔하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오한·발열 있다면 신우신염 의심
재발성 방광염은 1년에 3회 이상 혹은 6개월간 2회 이상 방광염이 생기는 것이다. 단순 방광염은 기본 소변 검사로 충분하지만, 재발성 방광염은 복합 요로감염 가능성을 고려해 신장-방광초음파나 배뇨기능 검사를 추가한다. 방광초음파는 소변을 가득 채운 상태에서 초음파로 방광 내부를 확인하는 안전하고 통증 없는 검사이다. 방광 벽의 두께, 방광 내 결석이나 용종(종양) 여부, 방광의 배뇨 기능을 평가하는데 유용하다.
방광염에 걸리면 △하루 8회 이상 빈뇨 △절박뇨 △잔뇨감 △야간뇨 증상이 나타난다. 소변을 볼 때 요도나 방광 부위가 찌르는 듯하거나 화끈거리는 배뇨통과 소변이 차오를 때 하복부에 느껴지는 묵직한 통증도 있다. 여기에 더해 열이 난다면 이미 감염이 신장(콩팥)으로 진행되었음을 뜻한다. 이 과장은 “열이 나거나 옆구리 통증(늑골척추각 압통)이 있어 신우신염이 의심될 때는 염증 수치와 신장 기능을 평가하기 위한 혈액검사를 병행한다”고 말했다.
■수분 섭취, 재발성 방광염 줄여
방광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세균이 요관을 타고 신장으로 올라가 급성 신우신염을 유발할 수 있다. 신우신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세균이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는 패혈증에 이를 수 있다. 이 과장은 “합병증 위험이 있으므로 방광염은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방광염은 3~5일 정도 적절한 항생제를 복용하면 치료된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소염진통제나 방광 경련을 완화하는 방광이완제(진경제)를 함께 처방하기도 한다.
이 과장은 “세균과 염증 물질을 소변으로 배출하도록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좋다”며 “하루 1.5~2리터 정도의 수분을 섭취하면 재발성 방광염을 50% 정도 줄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전했다. 방광염 예방을 위해서는 성교 전후의 배뇨, 배뇨 후 앞에서 뒤쪽으로 닦기, 살정자제 사용 줄이기 등이 도움이 된다. 하복부를 너무 압박하는 꽉 끼는 옷을 피하고, 통풍이 잘되는 속옷을 입는 것도 권장된다.
■맑고 투명한 옅은 노란색 ‘건강’
소변검사에서 염증이 있다면 다른 질환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항생제 사용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방광암, 방광 결석, 배뇨장애 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방광암의 가장 대표적 증상은 통증이 없는 혈뇨이다. 방광암이 방광을 자극하거나 상피내암일 경우 방광염과 같은 빈뇨, 절박뇨, 배뇨통의 증상이 나타나 혼동될 수 있다.
방광암은 소변 검사와 소변 세포진 검사를 한 뒤, 방광초음파나 복부CT를 진행한다. 이 과장은 “비뇨의학과에서 방광경(방광 내시경)을 통해 방광 내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진단법”이라고 소개했다.
소변은 방광과 신장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좋은 지표이다. 건강한 소변은 맑고 투명한 옅은 노란색이다. 무색의 투명한 소변은 수분을 과도하게 섭취한 상태다. 진한 황색이나 주황색은 소변이 농축된 상태로 체내 수분 부족을 의미한다. 탁하고 뿌연 소변은 방광염이나 요로 감염으로 염증 세포나 세균 찌꺼기가 섞여 나오는 상태이다.
이 과장은 “분홍색이나 붉은색 또는 콜라색 소변은 혈뇨 상태로, 방광염·요로결석·사구체신염·방광암· 신장암의 신호일 수 있으니 즉시 검사받아야 한다”며 “거품이 많이 나고 잘 사라지지 않는 경우도 단백뇨 가능성이 있으니 신장 기능 검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소변을 억지로 참으면 방광 기능에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 과장은 풍선을 너무 크게 불었다가 바람을 빼면 쭈글쭈글해지는 것처럼 방광 역시 너무 소변을 참으면 근육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과민성 방광을 가진 분들이 소변을 자주 보지 않으려 수분 섭취를 줄이면 방광염이 잘 생길 수 있다”며 “비뇨의학과를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방광 건강 지키기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