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대진산단 조성 시행자 지정 취소… 사업 표류 불가피
오염 우려·자금 부족 등 이유로
2020년 첫 삽 뜨고도 지지부진
채권단 유치권 등 걸림돌 많아
대체 사업자 찾는 것도 어려워
사천 대진일반산업단지 전경.
경남 사천시 서부권 발전을 위해 민간 개발 형태로 추진되던 대진일반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백지화될 상황에 놓였다. 사천시가 사업 시행자의 추진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지정을 전격 취소했으나 얽힌 갈등과 난제가 많아 사업 재추진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16일 사천시에 따르면 사천시는 시내 곤양면 대진리 일원에 추진 중인 대진일반산단 개발사업 ‘사업 시행자 지정’을 지난 13일 자로 취소했다. 장기간에 걸친 사업 지연과 정상화 방안 미이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다.
대진일반산단단은 곤양면 대진리 일원 24만 7913㎡ 규모로 계획됐다. 2015년 7월 산업단지계획 승인·고시를 거쳐 2020년 7월 첫 삽을 떴다. 유치 업종은 전기장비 제조업, 기타 기계·장비 제조업,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 태양력 발전업 등이며 총사업비는 578억 9600만 원 규모다.
현재 사천시는 동부권을 중심으로 우주항공산업과 기계·제조업이 집중돼 있다. 이에 서부권 균형발전을 목표로 민간 개발 방식의 대진일반산단 조성에 나섰고, 대진산단(주) 등 4개 사가 합작법인을 구성해 공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인근 광포만 연안습지보호지역의 환경오염 우려를 비롯해 폐배터리 재활용 및 폐기물 처리장으로의 업종 변경을 둘러싼 갈등, 시행사의 자금 조달 실패 등이 잇따르며 사업은 표류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산업단지계획 역시 2019년 9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수차례 변경됐다.
사천시는 지난해 사업 정상화 이행 여부를 지속해서 점검하는 한편, 두 차례 청문을 거쳐 시행자의 추진 의지와 정상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정상화에 필요한 이행 조건을 산단 계획 변경안에 반영하기도 했으나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자 결국 지정 취소를 결정했다.
사천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31일 현장 작업 중지를 통보한 데 이어 지난달 9일 사업 시행자 지정 취소 관련 청문을 진행해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며 “사업 시행자의 재무 역량과 추진 경과 등을 고려할 때 산단 개발을 계속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사업 시행자의 지위를 취소한 것으로, 산업단지 지정 자체를 취소하거나 부지 활용 방안을 최종 확정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상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기존 사업 시행자는 자금 조달 의지를 내세우며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 신탁사인 교보자산신탁이 대체 사업자를 찾을 경우 공사가 재개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기존 사업자의 반발과 채권자의 유치권 행사 등이 얽혀 있어 신규 사업자 유치가 쉽지 않다. 또한 인근 광포만 연안습지보호지역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환경단체의 반발 역시 거세 장기간 사업 표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천시는 우선 안전사고와 재해 예방을 위한 복구 작업에 착수하고, 공사 재개가 불가능하다고 최종 판단될 경우 산단 부지 전체에 대한 원상복구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사천시 관계자는 “현재 복구비 약 60억 원이 예치돼 있는 상태”라며 “공정률은 50% 수준이지만 당장 공사를 재개하기는 어려운 만큼, 법적 절차 이행 후 새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원상복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사진=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