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문닫은 항공사 내부 자료까지 구매한다…AI학습 자료 확보 경쟁
스피릿항공 직원 이메일 등 마케팅, 운영 관련 데이터 1000만 달러에 인수 나서
고객 정보는 제외되고 매각 전 익명 처리…가격 책정 등 핵심 정보, 구글이 확보
구글 로고. 구글 제공.
구글이 파산한 미국 저비용항공사(LCC) 스피릿항공의 내부 데이터 인수에 나섰다. 빅테크 기업의 AI 학습 데이터 확보 경쟁이 파산한 기업의 내부 자료 매수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스피릿항공의 기업 데이터를 1000만 달러에 인수한다. 구글의 인수 대상 데이터는 스피릿항공의 내부 이메일, 캘린더 정보, 채팅, 문서, 스프레드시트 등이다. 이런 내용은 미국 현지 파산법원에 제출된 서류에서 확인됐다. 이번 거래 대상이 되는 이메일은 약 1억 건,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채팅은 약 5억 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피릿항공의 내부 데이터는 ‘익명처리(deidentified)’돼 개인을 특정할 수 없는 상태로 판매되며 구글은 데이터 생산자 개인을 특정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구글 측도 이번 데이터 인수에 대해 “어떤 개인정보도 받지 않는다”면서 “모든 데이터는 인수 전에 제3자에 의해 개인식별정보가 철저히 제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피릿항공을 이용한 승객 정보나 상용고객 우대 프로그램 정보 등은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스피릿항공은 재무적 부담이 큰 상황에서 고유가 충격을 받아 지난 5월 영업을 중단했고 현재 자산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스피릿항공의 내부 데이터 매각과 관련해선 AI 데이터 기업 머코어(Mercor)도 750만 달러를 제안했으나 구글이 1000만 달러를 제안해 구매자로 선정됐다. 미국 현지 파산법원 판사가 심리를 통해 데이터 매각 승인 여부를 최종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은 스피릿항공의 내부 데이터를 자사 AI 학습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내부 의사소통 내용과 마케팅 자료, 인사정보, 재무정보, 보고 자료 등 내밀한 자료는 AI 학습에 유용하지만 확보가 어려운 상태다. 특히 스피릿항공은 항공업이라는 특수 분야에서 사업을 하던 회사여서 내부 데이터의 가치가 더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업계에서는 노선에 따른 기재 운용, 항공권 가격 책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활용되고 있다. 구글이 항공사의 내부 자료를 손에 넣게 되면 관련 AI 성능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법원 서류에 나타난 스피릿항공의 매각 대상 데이터에는 가격 책정(Pricing), 기본 운임(Base Fare), 예약 곡선(Booking Curve), 경쟁사 기본운임 가격정보(Base Fare Pricing Competitor), 호텔·렌터카 등 패키지 상품(Packages) 등 항공업에서 핵심이 되는 가격 결정 데이터가 포함돼 있다. 특히 경쟁사 운임 관측치 72억 건과 자체 운임기준 관측치 35억 건은 규모 면에서 이메일 1억 건을 크게 넘어선다. 이 때문에 구글의 스피릿항공 데이터 구매 목적이 항공 가격 형성 이력 확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격 책정 데이터는 구글 항공권 검색(Google Flights)의 가격 예측 기능과도 연계돼 미국 내에서 경쟁법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