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메모리 한계 넘을 비책 꺼냈다…‘CUBE’ 전략 공개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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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이그제큐티브 서밋’ 기조연설
AI시대 메모리 기술 주도권 강화 비전
D램·낸드 시장 점유율 모두 세계 1위
“폭넓은 제품군·생산 인프라 기반으로 수요 대응”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 화성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 화성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메모리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CUBE’ 전략을 공개했다. 메모리를 수직으로 확장하고 로직과 메모리의 배치를 최적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인공지능(AI) 시대에서도 메모리 기술 주도권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최장석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장(상무)은 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메모리 이그제큐티브 서밋’ 기조연설에서 “용량(Capacity), 최적화(Utilization), 대역폭(Bandwidth), 전력·열 효율(Efficiency) 향상을 통해 메모리 기술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메모리 이그제큐티브 서밋은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주관하는 ‘세미콘 타이완 2026’의 사전 행사 중 하나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관계자들이 모여 차세대 메모리 기술과 시장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최 상무는 우선 메모리 용량 확대 전략과 관련해 “이제 더 이상 인쇄회로기판(PCB) 면적에 제한되지 않고, 보드 면적을 키우지 않은 채 수직으로 확장해 메모리 용량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제한된 면적 안에서 반도체를 위로 쌓는 3D 구조를 통해 AI 시스템에 필요한 대용량 메모리를 구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3D 적층 기술의 핵심이 단순히 메모리를 높이 쌓는 데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 상무는 “3D는 단순히 쌓는 것이 아니라 각 층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핵심”이라며 “삼성전자는 데이터 처리 지연을 없애기 위해 로직과 메모리의 배치를 최적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역폭 향상을 위한 수직 연결 기술도 강조했다. 최 상무는 “다이 사이의 거리를 획기적으로 단축함으로써 ‘수직 고속도로’를 형성하고 대역폭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이동 거리를 줄여 AI 가속기가 요구하는 처리 속도를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전력과 발열 문제에 대해서는 구조적 효율성을 해법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최 상무는 “3D 기술의 최종 목표는 단일 비트의 데이터를 이동시키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는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구조적 효율성을 높여 와트당 성능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CUBE 전략을 바탕으로 ‘HBM5’와 ‘zHBM’, ‘zNAND-O’ 등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현재 개발 중인 HBM5는 HBM4E보다 성능을 2배 높이고 와트당 성능은 20% 향상하는 것이 목표다. 또 열 저항은 20% 낮춰 고성능 AI 시스템의 전력과 발열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zHBM은 HBM5 대비 성능을 8배, 와트당 성능을 3배 높이고 열 저항은 75~90% 줄이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차세대 저장장치인 zNAND-O도 공개했다. zNAND-O는 D램보다 비트 밀도가 10배 높아 대규모언어모델(LLM)에 필요한 대용량 데이터를 수용하면서도 기존 낸드플래시보다 읽기 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7배 높인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2028년 zNAND-O 샘플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삼성전자는 기술 경쟁력과 업계 최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AI 메모리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 3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26%, 마이크론은 25%를 기록했다.

트렌드포스 집계 기준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점유율 29.3%로 선두를 기록했다. AI 서버 수요 확대에 따른 기업용 SSD 판매 증가 등에 힘입어 매출도 전 분기 대비 70.7% 증가했다. D램뿐 아니라 낸드와 SSD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메모리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아울러 생산능력에서도 삼성전자는 업계 최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삼성전자의 올해 D램 생산능력을 300㎜ 웨이퍼 기준 연간 약 817만 5000장으로 전망했으며, SK하이닉스 약 666만 장, 마이크론 약 360만 장을 상회하는 규모다. 낸드 역시 삼성전자의 올해 웨이퍼 생산량은 약 477만 장으로 전망돼 SK하이닉스·솔리다임 약 279만 장 등을 크게 앞서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범용 D램과 낸드부터 HBM, 기업용 SSD 등 고부가 AI 메모리까지 폭넓은 제품군과 생산 인프라를 기반으로 시장 수요에 적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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