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소설 촬영현장... 너무 맑은 그래서 수줍은 사랑
차태현·이은주·손예진 주연, 완벽 호흡 컷마다 'OK, OK'

작열하는 햇살,반짝이는 쪽빛 바다,포말로 부서지는 파도,여기에 거칠 것 없는 젊음이 어우러지고….
지난달 27일 공개된 이한 감독의 '연애소설' 촬영현장에선 벌써부터 한 여름의 '내음'이 물씬 풍긴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뱃길로 50여분이 걸리는 옹진군 덕적도에 이른 뒤 다시 조그마한 목선으로 갈아타고 10분을 가야할 만큼 후미진 곳. 아직 본격적인 피서철이 아닌 탓인지 인적은 드물지만 영화 찍기엔 안성맞춤이다.
'연애소설'은 친구와 연인의 경계쯤에 놓인 한 남자와 두 여자가 엮어가는 미묘하고 짜릿한 첫사랑을 감각적으로 그릴 멜로물. 현실에서 바쁜 삶을 살고 있는 지환(차태현)이 어느날 자신에게 배달된 사진을 통해 5년전 사랑의 설렘과 우정의 따뜻함을 안겨준 두 친구 경희(이은주)와 수인(손예진)과의 추억을 되새긴다.
이날 촬영은 섬으로 여행을 떠난 주인공 지환과 경희,수인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추억을 만드는 장면.
'손이 남는 분들 조개좀 주워 주세요.' 스태프들이 갑자기 분주해지고 주인공 세 사람이 해변 모래위에 눕는다. 그들 머리맡에는 '지환 경희 수인 여행기념'이란 글자가 조개 껍데기로 쓰여져 있고….
순간 이 감독이 '잠시 대기'를 외친다. 밀물이 들어와 배우들의 발끝까지 물이 차야 하는데 아직 조금 모자란 것. 따분해 질 듯하자 이내 차태현이 특유의 장난끼를 발동,촬영장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끈다.
취재진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손예진 이은주를 발로 툭툭 건드리자 둘은 싫지 않은 듯 차태현의 머리에 모래를 살짝 올린다. 마치 대학생들이 섬으로 MT를 온 것 같은 모습.
잠시 후 감독의 '큐'사인이 떨어지자 이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연기에 빠져든다. 'OK, OK.' 단번에 사인을 내며 만족해하는 이 감독.
배창호 감독 밑에서 '정''러브스토리' 등의 조감독으로 일했던 이 감독과 마주한 때는 2개의 장면을 더 찍은 뒤였다. '작가 황순원의 '소나기'같이 서정적이고 느낌이 있는 사랑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이곳은 아름다운 해변가와 영화속 배경이 되는 민박집,폐교가 모여 있어 촬영장소로 그만이죠.'
차태현을 캐스팅한 까닭에 코믹한 영화냐고 묻자 그는 '누구나 한번쯤 겪을 법한 사랑얘기인데 무작정 웃기기보다는 흐뭇한 감동을 줄 계획'이라고 귀띔한다. 현재 촬영이 90%가량 진행된 이 작품은 오는 8월 15일 개봉예정이다.
소야도(인천 옹진)=김호일기자 tokm@busanilbo.com
사진=박희만기자 ph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