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대중의 미망과 광기 / 찰스 맥케이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광기의 역사 여전히 진행형

집단이 무서운 것은 어느 날 갑자기 희번덕대는 '광기' 때문이다. 오도된 열정,무모한 욕망의 집단 광기는 철저히 인간성을 말살한다. '사람은 혼자 있을 때 분별력 있고 이성적이다. 그러나 군중 속에 있으면 멍청이가 된다'라는 실러의 말은 집단의 무모함을 웅변하기에 충분하다.

'대중의 미망과 광기'(찰스 맥케이 지음/이윤섭 옮김/창해/2만3천원)는 1841년 초판이 발간된 이 분야의 고전이다. 160여 년 전에 발간된 이 책이 구미에서 다시 출판되면서 '주식투자가를 위한 필독서'라는 광고 카피를 달고 나온 것을 보면 광기의 역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19세기 초까지 유럽은 어떤 광기의 역사를 갖고 있을까. 하찮은 일을 명예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살인을 합법화한 결투 관습,악마의 공포에 사로잡혀 수십 만 명을 학살한 마녀사냥,예수의 발톱과 성모 마리아의 젖이라는 이해하지 못할 물건을 거금을 주고 사고파는 유물수집 열풍,자연사를 위장해 사람을 천천히 죽이는 독약의 유행,많은 지식인의 이성을 빼앗아간 연금술….

계몽주의자이자 이성의 신봉자인 저자는 '민중이 현혹되는 일은 매우 오래되고 널리 퍼진 것이어서 모두 다루려면 두세 권이 아니라 50권으로도 모자란다'며 '대중의 미망과 광기를 다룬 역사책이라기보다 수필로 읽어달라'는 주문을 서문에 내놓고 있을 정도다.

우리 근현대사도 서구 못지않게 집단 광기의 시대를 겪어왔다. 두려움과 초조의 비일상적 탈출구로서의 광기는 개인의 존엄이 지켜지지 않는 사회일 때는 집단적 가학심리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인간은 도덕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는 사실을 책은 섬뜩하게 일깨우고 있다. 임성원기자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