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일의 역사] 압생트 판매 금지(1915.3.16)

드가, 고흐, 로트렉, 베를렌, 랭보.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들이다. 또 하나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압생트의 애호가란 점이다. 19세기 말 유럽을 지배했던 술, 예술가들의 영혼을 불태우고 상상의 날개를 달아준 술이 '녹색요정'으로 불린 압생트다.
압생트는 18세기 스위스에서 개발되었다가 제조법을 전수받은 프랑스인 앙리 루이 페르노가 1797년 대중화시켰다. 맛이 쓴 향쑥과 아니스 향료를 주원료로 만들었다. 압생트란 이름도 향쑥의 라틴명 압신티움에서 유래했다. 처음에는 만병통치용 약품으로 판매되었으나 투명한 초록빛깔과 진한 향, 높은 알코올 도수(60~70도)로 인해 대중적인 주류로 탈바꿈했다.
압생트를 마시는 방법은 색달랐는데, 보통 구멍이 난 숟가락을 잔에 걸치고 그 위에 각설탕을 올려놓은 뒤 차가운 물을 조금씩 부어 설탕을 녹이면서 마셨다. 쓴 맛과 알코올 농도를 희석시키기 위한 방법이었다. 이러한 독특한 음용법과 빨리 취기가 도는 점, 저렴한 가격 때문에 예술가들은 물론 일반 서민들까지 압생트에 매료되었다. 하지만 퇴폐·향락문화가 만연하고 알코올 중독자가 증가하자 압생트는 척결대상 1호로 지목되었다. 향쑥에 함유된 투존이란 물질이 환각, 뇌 손상, 발작 등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1906년 벨기에에서 처음 압생트가 판매 금지되었고 네덜란드, 스위스, 미국 등에 이어 1915년 3월 16일 마침내 총본산 프랑스에서도 금지령이 내려졌다.
그렇지만 과학적인 성분 분석 결과 압생트에는 투존이 극히 미미하게 들어있고 다른 유해물질도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정신적 장애는 독주를 과도하게 마신 중독에 의한 것이었다. 1980년대 이후 압생트는 유럽에서 다시 판매가 허용되었다. 정광용 기자 kyjeong@
△남북이산가족 서신교환 시작(1946.3.15)
△중국 주룽지 총리 선출(1998.3.17)
△한국-바레인 문화협정 체결(1987.3.18)
△화가 변관식 출생(1899.3.19)
△서울-제주 여객기 취항(1958.3.20)
△남북적십자 5차 본회담(1973.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