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유출 에쓰오일 온산공장 '늑장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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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3시 30분께 울산시 울주군 에쓰오일 온산공장의 원유 탱크에서 기름이 유출됐다. 소방관들이 폭발 위험에 대비해 탱크 쪽에 유증기를 가라 앉히는 폼을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

에쓰오일 울산 온산공장에서 대규모 원유 유출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사고 30분이 훨씬 지난 뒤에나 소방당국에 신고해 사고대응이 안일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3시 30분께 에쓰오일 온산공장에 설치된 72만 배럴 규모의 원유 탱크가 혼합기 축 이탈로 파열돼 이틀째인 5일 오전 8시 현재까지도 기름이 유출되고 있다.

사고 당시 탱크에는 57만 배럴의 원유가 있었고, 유출량은 3만 배럴(477만L)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측, 사고 30분 뒤 신고
탱크 혼합기 축 이탈 원인
현재 3만 배럴 유출 추정
화재·해양오염 없어 안도


이 사고는 지름 84.75m, 높이 21.9m 규모 원통 형태인 원유탱크의 혼합기 축이 제자리를 벗어나면서 발생했다.

유출된 기름은 탱크 주변에 설치한 방유제(기름이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시설)에 의해 가로막혀 공장 외부로 유출될 우려는 없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울산해경도 해안에 오일펜스를 치고 바다로 연결되는 배수로에 유흡착포를 쌓아 두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회사 측은 탱크에 저장된 잔여 기름을 다른 빈 탱크로 옮기는 동시에 방유제로 유출된 기름을 모으고 있다.

탱크 내 원유를 모두 옮겨 담는 작업은 5일 오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원유탱크에서 기름을 빼내는 작업이 마무리되기까지는 기름 유출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에쓰오일 측은 "약 3만 배럴이 탱크 밖으로 새어나왔지만 차단벽(다이크)에 막혀 밖으로 흘러나간 원유는 없다"며 "인명 피해는 없고, 공장 가동에도 차질이 없다. 기름 이송 작업 또한 안전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현장에는 고성능화학차 등 소방차 20여 대와 소방대원 70여 명, 회사 직원 40여 명 등이 동원돼 방제작업은 물론 기름 외부 유출을 차단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유증기로 인해 폭발위험이 있다고 보고 유증기에 불이 붙는 상황에 대비해 소화제 성분의 거품을 기름에 계속 뿌리고 있다.

한편 이번 사고와 관련 회사 측의 사고대응이 안일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고로 사상자나 다른 재산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유출된 기름에 불이 붙거나 토양·해양 등으로 유출됐다면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소방당국에 원유 누출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오후 4시 7분으로, 사고가 난 지 30분이 훨씬 지난 시점이었다. 회사 자체적으로 사고 수습을 하다 신고가 늦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형 석유 저장시설이 밀집한 울산은 에쓰오일 1천만 배럴을 비롯해 SK에너지 2천만 배럴, 한국석유공사 1천350만 배럴, 석유비축기지 650만 배럴 등 총 5천만 배럴의 원유 저장능력을 갖추고 있다. 원유를 가공해 만든 완제품이나 반제품까지 합하면 저장능력은 더 늘어난다. 그만큼 위험요인이 많다는 뜻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회사 관계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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